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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동결 3개월 "거래량 증가, 호가-실거래가 간격 좁혀"

거래량 500→2,000건, 호가-실거래가 차이 0.64→0.09%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3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금융가에서는 이번 4월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은 어떤 요소보다 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난해 7월과 10월 금리빅스텝이 단행되자 시장에는 '급급매물', '거래실종'이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세 차례 금리가 동결되자 거래량은 빠르게 빅스텝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고, 가격 하락세도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20년 월 7,499건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2021년 4월에도 4,912건을 기록하며 예년에 비해 활발한 거래활동을 보였다.


하지만 2021년 8월, 한국은행이 코로나19로 풀린 돈을 회수한다면서 0.5%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고 앞으로도 계속 시중의 돈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거래량은 빠른 속도로 줄기 시작했다. 월 5천 건에 육박하던 거래량이 2021년 말에는 1천건 수준으로 줄었고 2022년에 들어 오면서 820건까지 줄었다.


그리고 한국은행이 지난해 7월과 10월에 한 번에 0.5% 올리는 빅스텝을 두 차례나 단행하자 거래량은 10월 558건으로 곤두박질쳤다. '거래실종'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1월에는 0.25% 인상에 그치고, 2월과 3월에 또 금리를 인상하지 않자 거래량은 우상향으로 전환됐다. 올해 1월 1,419건으로 1천 건을 넘어섰고 2월, 3월에는 2천 건을 넘어섰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시장에서는 20~40% 낮게 나왔던 '급급매물'과 '급매물'이 소진되고 가격하락속도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국세청에 신고된 실거래가격을 중심으로 통계를 작성하는 한국부동산원은 "가격이 낮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선호단지 위주로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나며 매수문의가 늘고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플랫폼에 올라와 있는 매매호가를 중심으로 통계를 작성하는 부동산R114도 "최근 거래량이 증가하고 기준금리가 현행 수준으로 동결되면서 매수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높은 금리를 견디지 못해서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그동안 가격을 내리지 않고 버티던 매도호가와 실제 거래가 체결된 실거래가와의 차이도 좁혀지고 있다. 


하락세가 가장 심했던 지난해 12월, 실거래가 변동률은 -0.74%, 매도호가 변동률은 -0.09%로 둘 사이의 간격이 0.65%P나 됐다. 이런 추세때문에 시장에서 거래가 성사되는 건 수는 더 줄어들고 '거래실종'이란 말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와 가격이 크게 낮은 매물들이 줄어들면서 실거래가의 하락세는 크게 둔화된 반면, 매도호가는 여전히 기존 가격에서 버티기를 하고 있어서, 두 가격의 간격이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 주 실거래가 변동률은 -0.13%였던 반면 매도호가 변동률은 -0.04%로 두 가격의 간격은 0.09%P로 줄었다. 


이렇게 매수자가 살려는 가격과 매도자가 팔려는 가격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거래량도 월 500건 수준에서 2,000건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실거래가의 빠른 회복세는 서울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주택가격을 조사해서 작성하는 '주요 시도별 아파트값 주간변동률 지도'를 보면, 지난해 12월에는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이 하락세를 나타내는 푸른색으로 표시됐고, 서울, 경기, 인천, 세종, 대전, 대구, 울산, 부산, 경남 등 대도시는 변동률이 -0.5%를 넘어서면서 짙은 파란색으로 표시됐다.


하지만 지난주 조사에서는, 경기, 대전, 대구, 울산, 부산만 옅은푸른색이었고, 그외 지역은 모두 -0.25% ~ +0.25%로 보합세를 나타내는 노란색으로 표시됐다. 그동안 하락세를 이끌던 세종과 인천 마저 노란색으로 색깔을 바꾸며 시장 흐름이 크게 바뀐것을 보여줬다.




금리 안정으로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도 하락률 둔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고가주택,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공시가격을 큰 폭으로 낮춰서 고가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줄여주는 등 금융, 세제, 거래, 분양, 재건축 등 거의 모든 주택규제를 풀었다.


특히 고가주택과 다주택보유자들에 대한 금융과 세제를 큰 폭으로 완화해서 시장의 매수세를 살린다는 방침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자금력이 풍부한 사람들의 매수 여력을 늘려줘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이다.


부동산R114는 "규제완화에 이어 공시가격 큰 폭 하락이 매도자들에게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택을 급히 처분할 유인이 줄었다"면서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들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특히 보유세부담이 현저히 낮아진 강남권 고가 아파트 지역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시장의 변화를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 관망세와 혼조세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 소진 이후 국지적으로 상승거래가 포착됨에 따라, 매도인은 바닥권 거래가 끝났다는 판단하에 관망세를 유지하고, 매수자는 추가 가격하락 기대감이 여전히 높아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상승세로의 전환은 조금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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