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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주택시장] ③ 끊임 없는 집값 추락...지방시장 "부양책 내놔라"

미분양 86% 지방에...공급자·수분양자·대출은행 모두 긴장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집값 하락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치솟던 집값이 진정되고 있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하지만 하락폭의 지역간 차이가 너무 커서 지방에서는 오히려 부양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주택 산업의 침체로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자금 순환이 더뎌지고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주택담보대출 상환 압박이 커져 공급자도 수분양자도, 그리고 중도금을 대출한 은행마저, 모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매가격 통계에 따르면,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으로 지난해부터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9.13대책 발표된 이후, 집값 급등의 진원지였던 서울 강남 집값이 잡히고 있다"면서, "정부의 강력한 투기수요 차단 정책이 효과를 보이면서 단기간에 급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는 진정세가 아니라 시장이 얼어붙어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폭등했던 서울, 수도권이 진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지 않은 지방의 집값이 벌써 2년 가까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새로운 위험의 불씨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 중개소 대표는 "지방 부동산은 이미 2년째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 이제 고사 직전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거제와 군산 등 조선과 자동차 산업이 지역경제의 중심이었던 경남과 전북 지역 등은 지역 기반산업까지 무너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경제 전체가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10일 한국감정원의 3월 첫째 주(4일 기준) 전국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11% 하락해 지난주(-0.09%)보다 하락폭을 키웠다.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1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1차’ 전용 97㎡은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13대책이 나올 당시의 거래가격 20억4500만원 대비 3억원 이상 하락했다. 강남뿐 아니라 강북에서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호가가 한때 16억5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13억~14억원 선으로 주저앉았다.


정부의 설명대로 9·13대책 이후 서울 집값은 잡혔다. 하지만 지방은 과도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간 주택연구소의 연구원은 "지난 2017년 8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온 지방 집값은 9·13대책 이후 하락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면서, "특히 제조업 불황의 그늘이 깊은 경남(-0.17%), 전북(-0.09%) 등은 현재도 집값 하락폭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역 경제가 활력을 잃으면서 소득이 줄고 주택 수요도 감소해 집값이 더욱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한다. 


위험이 감지되고 있는 신호는 지방의 미분양 주택 규모를 살펴보면 잘 읽을 수 있다. 이미 지난해 부터 늘기 시작한 지방의 미분양 주택은 올해 들어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와 올해 지방에 주택을 공급한 중소 시행사와 건설사들 중 일부는 벌써 프로젝트 파이넌싱 이자를 연체하고 공사비 지급도 늦어져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국토교통부 미분양 주택 통계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5만9162가구 중 지방 물량은 5만1009가구로 전체의 86%를 차지한다. 악성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1만7981가구다. 역시 지방 물량이 83%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경제뉴스가 지난 1월 현재 지역별 미분양 규모와 해당 지역의 연간 인허가 실적을 비교해 본 결과 지방의 경우 미분양 규모가 연간 공급 규모의 20%를 넘어서고 있고, 경상도 지역은 미분양 규모가 연간 공급 규모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까지 전개되면서 지방 시장에서는 '부동산 규제'가 아닌 '부동산 부양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방의 중소 시행사와 건설사들은 벌써 자금압박으로 부도 위기를 느끼고 있고, 주택을 분양받은 계약자들도 공사 지연으로 입주가 늦어지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당초 예정됐던 잔금대출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도 전세를 놓아야 잔금을 치를 수 있는데 전세가격 마저 떨어지고 있어 입주가 아직 멀었는데 벌써 분양받은 집을 매물로 내놓기 시작했다. 이렇게 쏟아져 나온 매물로 집값은 더욱 하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 신규분양 단지의 중개사 대표는 "예정된 입주기일이 다가 오면서 가슴이 타들어 가고 있다"며 "집값이 하락해 잔금대출이 불가능한 계약자들이 매일 몰려와 대책을 물어보지만 사실상 대책이 없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환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장은 “지방의 경우,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집값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획일적인 규제보다는 지역에 맞는 정책운용이 바람직하다”면서 위기가 예견되는 지방 시장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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