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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ㆍ칼럼

[유태준 문화시계] ⑥ 광화문에 묻혀있는 보물상자

인경궁터 '석함집 보물'과 김학성 대감의 어머니



서울 인왕산자락 맛집들이 많이 모여있는 통인시장의 반대편은, 현재 누상동, 누하동, 청운동, 신교동, 통인동 등이 들어 서 있다. 이 일대는 과거 광해군이 짓다만 인경궁 궁궐터인데 이곳엔 금은보화가 가득한 돌궤짝이 묻혀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구한말까지도 '보물찾기' 열풍이 불었던 곳으로 전한다.

조선실록, 동국여지승람 등 기록에 따르면 인경궁은 크기가 지금의 경희궁보다 컸고 모든 전각에 청기와를 사용했다하니 그 규모와 화려함을 짐작케 한다.

그러나 인경궁은 거의 완성단계 이르러 막바지 공사만을 남겨 두었을 때 인조반정이 일어나서 광해군은 폐위되고 공사도 결국 중지됐다. 

짓다만 이 궁궐의 전각들은 이괄의 난으로 불타버린 창덕궁, 창경궁 등으로 옮겨져 선정전, 장광루, 대조전 등으로 사용됐다. 그리고 남은 일부 건물의 자재와 기와는 병자호란 후 청인들의 숙소인 홍제원에 쓰이면서 궁궐의 화려한 모습은 사라지게 됐다.



한편, 인경궁 안의 초정(椒井)에는 공주들의 저택이 줄지어 있었는데 기록에 따르면 그들의 생활이 이를데 없이 사치스러워 조정 회의에서도 몇번씩 큰 논란이 됐던 것으로 전한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효종과 현종 이후 이 저택들은 하나 둘씩 일반 사가(私家)로 바뀌었고 결국 궁궐터 마저 흔적도 남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믿을 수도 안믿을 수도 없는 소문이 옛 인경궁 터를 중심으로 돌기 시작했다.

이곳에 살던 한 공주가 생전에 어마어마한 재물을 모았는데 물려줄 자식이 없어 그 재물 전부를 돌로 만든 상자에 넣어 마당에 파묻고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문이 퍼지면서 이 집은 돌상자가 묻혀있는 집을 뜻하는 '석함(石函)집'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이 궁궐터가 계속 작은 규모로 분할되어 민가로 넘어 갈 때마다, 소문은 때로 농담으로 때로 정설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된다.

왠만한 사람은 그냥 웃어 넘겼지만, 몇 몇 사람들은 실제로 이 소문을 쫓아 이 곳의 집을 사들이는 일이 구한말까지 계속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대원군 집정 시에 이 일대 집값이 서울의 다른 곳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거래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보물상자를 쫓아 이 곳의 집을 사들이는 사람들은 석함집이라는 아주 조그마한 단서라도 있으면 어마어마한 웃돈까지 얹어 사들인 것으로 전하는데 이 때문에 집값이 뛴 것으로 이해된다. 

심지어 일부 부호들은 집을 두 세 채씩 한꺼번에 사들여 온 집안을 다 파헤치면서 보물이 담겨있을 석함을 찾아 헤멘 사례도 빈번했던 것으로 전한다.

■ '내 열손가락 놀려 얻은 것'의 소중함

고종황제 제위시 홍문관제학, 규장각제학, 의금부판사, 좌찬성 등을 역임한 김학성 대감이 있었다. 

그의 직함에서도 알 수 있 듯 당대 최고의 석학이며 왕의 바로 곁에서 국정의 중추적 역할을 해낸 분이다.

그의 어머니는 일찍 과부가 되어 자식들을 멀리 공부 보내고 본인은 인경궁 터에 있던 어느 초라한 민가에서 삯바느질로 자식들의 공부를 뒷바라지 하고 있었다.
 
비오는 어느 날 마루에 앉아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처마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물소리가 이상하게 울림이 다른 것을 발견한다.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하고 무심히 앉아 있었는데, 문득 이 동네 사람들이 모이기만 얘기하는 보물석함이 떠올랐다. 행여 누가 볼세라 얼른 문을 닫고 이상한 울림이 나는 곳을 파보았다. 정말 처마 아래 땅 속에서 커다란 돌 궤짝이 나왔고, 두껑을 열어 보니 생전 듣도보도 못했던 금은보화가 하나 가득했다.

청상과부로 어렵게 자식을 공부시키고 있던 어머니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비오는 처마 밑에 주저 앉아 오랫동안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 식경이 지나서야 몸을 일으키고 보물석함을 다시 땅에 묻었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아예 서둘러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버렸다. 그곳에서도 어머니는 삯바느질을 계속했고 어머니의 이러한 희생과 노력으로 자식들은 훗날 대제학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죽기 직전에야, 훌륭하게 장성한 아들들을 앞에 두고 그때의 석함이야기를 털어놨다 한다. 

재물이 풍부하면 자식들이 혹여 안일한 마음으로 학업을 게을리 하지 않을까, 또 쉽게 얻은 재물로 인해 세상을 탐욕으로만 바라보지 않을까 두려워, 서둘러 보물을 다시 묻었다며 자식들에게도 재물에 대한 욕심을 끝까지 경계하기를 타일렀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모은 약간의 재물은 내 열손가락 놀려 쌓인 것이기에 그때의 보물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시고, 끝내 보물석함의 위치를 알리지 않은 채 눈을 감으신 것으로 전한다.

고백하자면 본 저자도 가끔 복권을 구매한다. 그리고 당첨이 안되면 허허 웃고 돌아선다. 복권 한 장을 가슴에 품는 순간부터 모든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일주일 동안 행복의 가상현실을 넘나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보물선이라는 돈스코이호와 관련된 뉴스로 세상이 시끄럽다. 

가끔 복권을 사는 사람으로서, 그들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보물을 둘러싸고 많은 사람들이 흥분과, 분노와 험악한 다툼에 휩싸여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안타깝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우리의 과거에, 보물석함을 눈 앞에 두고도 그 자리를 피했던 김학성 대감의 어머니를 떠올린다. 아무리 세상이 달라졌어도 재물에 대한 욕심을 멀리하고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를 고민했던 그의 마음을 한번쯤은 염두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 가시나무 - 하덕규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 온/ 어린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 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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