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금)

  • 흐림동두천 10.4℃
  • 흐림강릉 8.1℃
  • 서울 12.8℃
  • 대전 11.9℃
  • 흐림대구 13.5℃
  • 흐림울산 12.4℃
  • 광주 12.2℃
  • 흐림부산 13.3℃
  • 흐림고창 11.9℃
  • 흐림제주 18.6℃
  • 흐림강화 12.2℃
  • 흐림보은 13.2℃
  • 흐림금산 13.1℃
  • 흐림강진군 12.4℃
  • 흐림경주시 13.0℃
  • 흐림거제 13.9℃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ㆍToday

[유태준 문화시계] ④ 개천서 나올 용(龍)을 기다리며

우리 주변 곳곳에서 우리를 지키고 있는 용(龍) 이야기



우리 속담에 '개천에서 용(龍)난다'라는 말이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서 큰 인물이 된다는 말이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도 이 말을 해주고 싶지만 혹시 그들이 코웃음이나 치지 않을지, 그들의 상처를 건드리는 건 아닌지...우려돼 말을 꺼내지 못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흙수저', '삼포(연애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라고 부르며 평범한 보통 가정에서 태어난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빗대어 얘기한다. 

어른으로서 "꼭 그런건 아니다"라고 얘기해주고 싶지만 끝내 말하지 못하고, 그저 안스러운 마음으로 우리 민족이 사랑하고 꿈꿔왔던 용(龍)의 얘기를 전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어쩌면 정말 사라졌을 지 모를 '개천의 용'을 그리워하며, 어쩌면 아직도 살아 있을 지 모를 '개천의 용'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용의 의미와 그의 능력 그리고 우리 주변 곳곳에 웅크리고 있는 용의 모습을 이야기 해본다.

■ 용(龍)의 순 우리말은 '미르'

동양에서 예로부터 가장 크고 많은 상징성을 부여한 상서로운 동물 네 가지를 말하라고 하면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 청룡(靑龍) 등을 꼽을 수 있겠다. 

호랑이와 공작, 거북과 용인데 이중에서도 가장 신비하고 큰 힘을 갖고 있으며 또 우리의 문화 곳곳에 깊게 스며들어 있는 것은 용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많은 문헌이나 설화에 따르면 용은 풍운(風雲)의 조화를 다스리는 수신(水神)과 해신(海神)이며 국가의 수호신이자 왕실의 조상신으로 여겨졌다.

용은 순수한 우리말로 '미르'이다. 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는 龍(용)자를 ‘미르 룡’이라 적어 놓았다. 용의 순수한 우리말이 ‘미르’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미르는 물[水]의 옛말 ‘믈’과 상통하는 말인 동시에 미래[豫]의 옛말 '미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조상들은 용(龍)을 생명의 근원인 물과 희망을 상징하는 미래와도 관련지어 생각한 것은 아닐까...

■ 용의 생김새와 능력

중국의 뇌운문(雷雲紋)과 광아(廣雅)의 기록에는 용의 생김새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용의 머리는 낙타이며,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몸통은 뱀, 배는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의 그것이라 한다.

참고로 용을 소재로한 공예나 회화 작품에서 발톱의 개수를 보면 한국, 중국, 일본의 작품을 구별할 수 있다. 한국은 4개 중국은 5개 일본은 3개이다.

용의 주먹은 호랑이와 같고 비늘은 81개이며(영원을 상징하는 숫자9X9=81), 소리는 구리쟁반을 때리는 소리와 같고 입 주위에는 긴 수염이 있는데 턱 밑에는 구슬이 있어 우리가 '여의주'라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목 아래에는 다른 비늘과 달리 거꾸로 된 비늘인 역린(逆鱗)이 있다. 이 비늘은 몹시 예민해 절대 건드리면 안돼는데 만약 그런 자가 있다면 용으로 부터 큰 화(禍)를 당하는 것으로 전한다. 몇 해 전 배우 현빈이 정조임금 역으로 출연한 영화 '역린'이 이것에서 빌려온 제목이다. 

이렇게 신비하게 생긴 용은 그 능력도 엄청난데,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낸 상상력의 집대성이라 할만 하다.

용은 하늘을 날 수 있는데 하늘을 날며 입과 콧구멍에서 불과 독을 뿜어 낸다. 사방 천지 모든 사물을 태우고 온갖 생물을 죽일 수 있는 가공할 무기를 갖고 있다. 

몸의 색깔은 녹색, 붉은색, 황색, 흰색, 검은색으로 변할 수 있고 크기를 아주 작거나 아주 크게 늘릴수 있으며 무엇으로도 변신할 수 있지만 인간은 용이 변신한 모습을 절대 알아 볼 수 없다고 한다.

봄이면 하늘로 올라가 신화 속 천상의 궁궐을 떠받쳐 떨어지지 않게 하고 여름에는 비를 관장하며 가을에는 샘이나 우물로 들어가 물길을 지정해 준다. 겨울에는 땅속에 있는 보물들을 지켜낸다.

■ 우리 주변에 있는 아홉 가지 용들

문헌과 설화에 따르면 용에게는 아홉의 아들이 있는 것으로 전한다. 

이들은 제각기 성격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다고 기록돼있는데 이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이들의 이런 특성들을 저마다 재미있게 살려내서 우리 주변 곳곳, 이들의 성격에 맞는 곳에 모셔 놓았다. 

우리의 일상과 주변에 웅크리고 있는 이들 아홉 용의 흔적을 찾아보자. 



1. 비희(贔屭)
일명 패하(覇下)라고 하며 거북이를 닮았고 무거운 것을 지기 좋아해 보통 돌비석을 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거북이로 알고 있는 비석 아랫 부분의 귀부(龜趺)가 이것이다.

2. 이문(璃吻)
일명 조풍(嘲風)이라고 하며 먼 데를 바라보기를 좋아해 높은 곳에 자주 올라간다. 건물에 불이 났을 때 화재를 진압하는 능력도 있다. 이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이문을 지붕위에 세워놓고 치미(鴟尾)라고도 불렀다. 고궁이나 사찰 등 규모가 큰 한옥건물의 지붕을 눈여겨 보면 발견할 수 있다.

3. 포뢰(葡牢)
큰 소리로 소리지르며 울기를 좋아한다. 범종 위에 소리가 실려 나가는 음통으로 쓰인다. 천적인 고래를 무서워해 당(撞-범종을 치는 가로로 매달린 큰 막대)에 고래를 조각하거나 그려서 타종을 하면 자기를 공격하는줄알고 더 크게 운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4. 폐안(狴犴)
호랑이를 닮았으며 누가 나가고 들어오는지 감시하는 것을 좋아해 감옥 등 문 위에 새긴다. 감옥이나 관공서 입구에 두 눈을 부릅뜬 호랑이가 있다면 실은 그가 바로 폐안이라는 용이다.

5. 도철(饕餮)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을 좋아해 그릇의 뚜껑과 옆면에 새긴다. 술병이나 술주전자 입구에 조각해 넣은 경우가 많은데 술을 워낙 좋아하는 도철로서는 술을 따르다 옆으로 흘러 내린 술이라도 반겨 맞을 듯하다.  

6. 공하(蚣蝮)
물을 좋아하며 물을 타고 들어오는 악귀를 감시하고 제압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고궁이나 사찰의 다리 기둥과 주변에 새겨넣거나 조각해 놓는다. 경복궁에 입장해 처음 만나는 다리인 영제교에서 공하의 모습을 볼수있다.



7. 애자(睚眦)
애자(睚眦)의 단어 뜻은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다'라는 말인데 용의 일곱번째 아들 '애자'가 워낙 살생과 전쟁을 좋아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주로 칼의 등이나 자루에 새겨 넣는데 간혹 창이나 칼날을 물고 있기도 한다. 국내 장수 인기 만화 열혈강호에 보면 화룡도의 칼날을 물고 있는 용의 모습을 볼 수 있다. 

8. 산예(狻猊)
일명 금예(金猊)라고 하며 사자와 닮았고 연기와 불을 좋아하며 앉아있기를 좋아해 향로와 불좌(佛座)에 새긴다. 때로 커다란 화로의 다리에 조각돼 무거운 화로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9. 초도(椒圖)
모양이 소라를 닮았으며 열린 문 닫기를 좋아해 문고리에 붙인다. 요즈음은 드믈지만 과거 일반 서민들의 문고리로도 많이 쓰여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용의 자제님이셨다.  

이렇게 힘과 희망의 상징인 용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주변에서 늘 우리를 수호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냥 지나치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그렇게 꿈과 미래에서 멀어져 간 것은 아닐지... 

'개천의 용'을 포기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도 그들만의 수호신 미르를 한 마리씩 선물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래도 용은 여전히 너희들 옆에서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어'라며 어깨를 두드려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관련기사

Research & Review

더보기


ESG 기업 공헌활동

더보기


PeopleㆍCompany

더보기
매일헬스뉴트리션, 대한근감소증학회 학술대회서 연구결과 발표 [산업경제뉴스 민혜정 기자] 매일유업 자회사인 매일헬스뉴트리션(대표 박석준)이 지난 16일 서울 건국대학교병원에서 열린 대한근감소증학회 제16차 학술대회에 참가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매일헬스뉴트리션 사코페니아연구소는 노쇠를 예방하고 소지역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해 경상국립대 의대 예방의학교실과 공동으로 진행한 '남해군 노쇠위험군 고령자 대상 근력 및 근기능 개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매일헬스뉴트리션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난해 경상남도 남해군에 거주중인 노쇠위험군 평균연령 77세의 고령자 1500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단백질 영양공급, 운동, 질병관리로 구성된 복합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그 결과, 근력의 지표인 악력과 걷기 속도, 의자에서 일어서기와 같은 근기능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은 2021년부터 질병관리청 공모사업인 ‘지역 내 소지역 건강격차 해소사업’의 일환으로 경상남도 남해군과 함께, 지역 노인들의 노쇠예방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2021년 10월 매일유업에서 분사한 매일헬스뉴트리션은 매일사코페니아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018년 ‘셀렉스 단백질 제품’을 출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