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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ㆍ칼럼

[정치와 신뢰] 진(秦)나라의 '이목지신(移木之信)'

한국인들 정치인을 가장 불신..."정치하려면 신뢰부터 얻어야"



한국인들은 국회와 정치인을 가장 신뢰하지 않는다. 한 사회연구기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국회와 정치인의 신뢰에 대하여 7점 만점에 각각 2.4점과 2.3점을 줬다. 조사 대상 집단 중 두 집단이 나란히 꼴찌를 했다.

최근 우리 국회와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굳이 이런 연구조사를 하지 않아도 누구나 그럴 것이다라고 공감하리라. 신뢰받지 못하는 정치가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 갈지...이 조사결과를 보며 2000년 전 중국의 정치인을 떠올린다. 

중국인들에게 역사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진시황제가 선정되었다. 중국의 영어 이름인 차이나(China)도 바로 진(秦)나라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춘추전국 시대 초기에 진나라는 강대국이 아니었다. 초(楚)나라처럼 넓은 영토와 인구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제(齊)나라처럼 풍부한 자원과 지리적 잇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전국시대로 들어서면서 진나라는 법가(法家)사상을 받아들였다. 이후 체제를 정비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여 초강대국으로  발돋움 했고 시황제 때 마침내 전국을 통일했다.

진나라가 강력한 법치국가로 발돔움 하는데에는 효공(孝公)때 상앙(商鞅)이라는 재상이 큰 역할을 했다. 상앙은 강력한 법치를 실시하여 국가경쟁력을 강화한다.

하지만 상앙이 처음 재상이 되었을 때 진나라는 법은 있어도 법을 따르는 백성도 관리도 없는 사회였다. 국가의 정책이 하도 오락가락 하다 보니 백성도 관리도 법령을 믿지도 않았고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고민하던 상앙은 법치를 실시하기 전에 일종의 이벤트를 실시했다. 남문 앞에 작대기를 하나 세워놓고 이것을 서쪽문 앞으로 옮겨다 놓으면 금 10근을 준다고 방을 붙였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 말을 믿고 작대기를 옮기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다음날 이번에는 10배를 올려 금 100근을 준다고 방을 써 붙였다. 그래도 아무도 옮기려는 자가 없었다. 한참 지나 허름하게 생긴 사람이 속는셈 치고 작대기를 서문으로 옮겨 놓았다. 상앙은 작대기를 옮긴 사람에게 곧바로 금 100돈을 포상했다. 

이런 소문이 모든 백성들에게 퍼졌고 상앙은 그제서야 법령을 발표하고 엄격한 법치제를 시행했다.

태자가 법을 위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상앙은 법에 따라 태자를 처벌하려고 했지만 군주의 뒤를 이을 태자를 처벌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신 태자의 교육을 담당했던 태부의 코를 베는 등 측근을 엄하게 처벌했다.

이러한 엄격한 법집행으로 진나라 백성들은 국가가 시행하는 법을 신뢰하게 되었고, 10년이 지나자 법에 익숙해져 오히려 더 만족스러워 했다고 한다.

상앙은 작던 크던 국가가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백성들의 마음에 심어준 것이다. 어떤 제도나 정책을 시행할 때 신뢰가 얼마나 중요하냐를 보여준 단적인 예로 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이목지신(移木之信), 나무를 옮겨서 얻은 믿음'이라는 말이다.



선거철이 되면 정당과 정치인들은 무수한 공약을 내걸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냉소적이고 그 공약이 이루어
질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 선거 이후에도 국회나 언론에서 정치인들이 말하는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우리 국민은 참으로 보기 어렵다.

너무 오랫 동안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지도층 인사들을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불신의 골이 깊어져서 국가가 새로운 제도나 정책을 시행할 때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리학자 에릭프롬(Erich Fromm)은 "청년의 미래는 희망에 달려있고 국가의 미래는 신뢰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건전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정신이 건강해야 한다.

최근 폭력과 고성이 난무하는 우리 국회와 정치인들의 모습을 듣고 보며 우리사회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좋은 제도와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서로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너무 흔해진 이야기를 다시 한번 해본다.

[이 글의 내용은 본지와는 무관한 필자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완성 자유기고가ㆍIT전문가]


STX중공업과 아남반도체 근무,
현재 IT컨설턴트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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