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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이익 69% 증가하는 동안 근로자 임금 13% 증가

대기업 중심경제, 중국에 조선·철강·건설 밀리자 경제 휘청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커지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중심 성장'의 기조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21일 국회에서 최저임금 정책과 주 52시간 정책에 대해 속도조절을 해야한다고 말해 소득중심 성장 정책에 대한 수정 가능성을 암시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대기업 중심의 우리 경제구조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 사이 대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저성장과 경제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경제구조의 틀을 조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힘을 받고 있다.


■ 최근 5년, 상장사 영업이익증가율 69%, 근로자 명목임금 증가율 13%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과거 정부가 펼쳐 온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국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근로자, 자영업자, 중소상공인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장사들의 최근 5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69%에 달하는 반면, 근로자의 임금 인상률은 같은 기간 13%에 그치고 있다. 최근 반도체 부문의 이익증가로 기업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해도 상장사의 5년 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50%에 달한다.


근로자의 명목임금은 최근 5년 연간 2.4~3.8% 인상률을 보였지만, 근로자와 가계는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 인상률은 '0'이거나 마이너스라며 한숨을 쉰다. 


더욱이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올해 5월 기준, 332만원인데 비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은 그의 절반도 안되는 142만원으로 조사돼 저소득자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용노동부의 근로자 임금통계를 보면, 지난 1월 월평균 임금이 363만원이었지만 5월에는 312만원으로 최저임금 인상에도 오히려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과 함께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도 385만원에서 332만원으로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 31대 그룹, 근로자 수는 전체의 7% 주식가치는 전체의 90%


이렇게 근로자들의 임금은 몇 년째 거의 멈춰있거나 줄고 있는 반면, 대기업들의 이익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갈 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31대그룹과 58만 개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이 같은 모습이 더욱 명확하게 보인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는 대기업, 자영업 등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의 16%로 나타난 반면 31 대그룹의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7%로 조사됐다. 일자리 측면에서는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기업의 2배를 넘는다. 자영업 등을 제외한 순수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만 따지면 중소기업의 근로자 수는 88%에 달한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중소기업이 13%, 대기업이 18%로 대기업이 다소 많긴 하지만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기업의 이익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법인세 규모는 중소기업이 20%, 대기업이 76%로 31 대그룹이 58만 개 중소기업보다 4배 가까이 많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대기업의 수출규모는 71%인 반면,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4.7 배 많다. 대기업들이 국제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기업의 시장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에서 31 대그룹의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로 중소기업 8%의 12 배에 달한다. 사실상 주식시장은 대기업이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하며 점진적으로 구조 전환해야..."


우리 경제에서 대기업이 없으면 모든게 폭삭 주저 앉을 판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국이 조선산업을 육성하자 우리 조선산업은 부진의 늪에 빠져서 실업자를 양산하고 지역경제를 침체에 빠뜨렸다. 


중국 건설사들이 자금력과 값싼 인건비로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자 우리 대형 건설사들은 회사마다 수 천 억원의 적자를 내며 시장에 어닝쇼크를 던졌다. 


중국 철강이 저가 철강을 쏟아내자 포스코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6582억원의 적자를 냈다.


중국 기업들의 약진에 이렇다할 기술 경쟁력도 없는 우리 대기업이 곳곳에서 휘청이면서 우리 경제 전체가 저성장과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중희 칼럼니스트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영리법인기업 627,456개 사 중 0.3%에 불과한 대기업이 전체매출의 48.2%, 영업이익의 55.7%를 차지했고, 99%인 중소기업의 매출액은 37.4%, 영업이익은 28.6%에 그쳤다"고 통계자료를 인용한 후,


"재벌대기업 중심경제는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극심한 양극화와 불평등이 대다수 국민들의 삶을 고단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대기업 중심 구조가 워낙 오랜 세월에 걸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어 빠른 시간 안에 이 구조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재계와 경제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경제연구원 유환익 혁신성장 실장은 "대기업이 국가의 경제발전을 선도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 규모별로 차등 적용하는 규제정책을 재검토하고, 모든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에 모든 지원을 퍼붓다가 정권이 바뀌면 또 대기업을 강하게 압박하는 등 대기업만 바라보며 경제정책을 펼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해 규모에 따라 지원과 규제를 달리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공생하면서 대기업에 집중된 양극화 구조를 점진적으로 바꿔나가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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