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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 Review

여성 취업률, 결혼후 급감...20년차 되면 결혼전 수준 회복

아이 한명 출산 취업률 30% 감소하지만 부모 동거 시 13% 증가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여성은 결혼과 육아로 인해 취업률이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한국 여성들에게 결혼과 육아가 취업에 끼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조사한 자료가 나와 여성계와 재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 변화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간의 여성 취업률 변화를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여성들의 취업률은 미혼여성의 경우 큰 변화가 없는 반면, 기혼여성들은 지속적으로 취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우리 사회에 기혼여성의 사회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결혼 후 20년 차의 기혼여성 취업률이 결혼전 수준으로 높게 나타나서, 기혼여성들이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취업전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난 10년 동안 미혼여성의 취업률은 70% 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2009년 73.2%였던 미혼여성 취업률은 2013년에 77.0%까지 증가했지만 2014년부터 다시 감소해 71~72%대에 머무는 등 사실상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혼여성들의 취업률은 2009년 48.8%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2019년에는 57.6%로 10% 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미혼여성과 기혼여성의 취업률 차이는 미혼여성이 여전히 14%나 많아서, 격차가 줄었지만 아직도 기혼여성의 취업이 미혼여성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여성들은 결혼 후 취업률이 급감하지만, 5~6년 후부터는 다시 취업에 나서기 사작해서, 20년 정도 후에는 결혼전의 취업률을 회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기혼여성들의 취업률이 증가한 것과 연관시켜 볼 수 있고, 또 한편 40~50대 여성들의 취업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성들의 경우에는 결혼전 89.9%에서 결혼 후 7~8년까지 98%까지 증가해서 이런 수준을 유지하다가 결혼 후 20년이 지나면 취업률이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남성들의 은퇴연령이 50대로 낮아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이해된다. 




기혼여성이 결혼 후 취업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출산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요인들이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직장 여성(결혼 당시 취업한 여성)의 경우 자녀가 1명 있으면 취업유지율이 약 29.8% 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자녀가 2명이 있는 경우에는 약 30.2% 포인트 감소했고, 3명이 있는 경우에는 약 24.0% 포인트 감소했다. 세 자녀까지는 한 자녀와 부정적 영향이 비슷했다.


하지만 자녀가 4명 있는 경우에는 직장 여성의 취업유지율이 약 38.4% 포인트까지 유의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어 4명 이상의 자녀를 두었을 경우 취업유지가 크게 힘들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편, 부모와의 동거는 직장 여성의 취업유지율을 유의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부모와 동거를 하고 있을 경우 직장 여성의 취업유지율이 약 12.6% 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의 동거를 통해 여성이 가사나 육아 등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되며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 유연근무제도, 노동시장개혁, 가족제도 활용 필요


이 보고서는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육아부담이 경제활동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확대하고, 근본적으로는 노동시장의 제도개혁을 통해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시간선택제나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과 같은 근로시간 유연화는 기업 입장에서는 경제위기 시에 일자리를 유지하고 고용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여성의 경우 육아나 출산 등을 위해 필요할 때는 시간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며 근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여 기혼 여성이 필요할 때는 언제라도 다시 취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기혼 여성의 재취업이 용이할 수 있도록 여성에 대한 직업교육 혹은 재취업 교육 등의 지원을 확대 및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경연의 유진성 연구위원은 “최근 1인 가구 비중이 급증하는 등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세대간 공동거주를 통해 직장여성의 경우 육아 부담을 완화하고 세대 간 가족부양으로 노인 빈곤율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결혼과 가사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위해 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다. 초중등 교육과정에서부터 관련 교육을 강화하여 결혼의 중요성과 가정 내 남성의 가사 및 육아 역할에 대한 인식(가치관) 변화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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