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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영업불균형' 심각, 7분기만에 상승세 꺾여

반도체 이익이 81% 차지...중국반도체 등 시장 변화 리스크 커져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지난 2년간 분기마다 신기록을 갱신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삼성전자 영업실적이 올 2분기에는 매출도 영업이익도 하락세로 전화됐다. 매출은 지난 1분기에 이어 이번 2분기에도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분기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2018년 2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58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 66조원 이후 두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4.9% 감소한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14.8조원을 실현해 1분기보다 5.4% 줄었다. 2016년 3분기 5.2조원에서 6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신기록을 이어갔지만 7분기 째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 스마트폰 부진으로 전체 실적감소


삼성전자가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부문의 급속한 성장때문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영업의 또 한 축인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등, 부문별 실적차이가 벌어지면서 결국 전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2016년 1분기 2.6조원에 그쳤지만 2016년 하반기부터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증가에 힘입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번 2분기에는 12조원(증권업계 추정)까지 뛰어 오르며 5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2016년 까지만해도 전체 영업이익의 60% 를 차지하며 효자노릇을 하던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부분은 2년 내내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2분기에도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9 판매실적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증권시장에서는 모바일 부분의 영업이익이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보다 3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뜩이나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인데, 중국업체들이 눈에 띄게 약진하고 있기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 조사분석 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3사(화웨이, 오포, 샤오미)의 점유율이 24%로 삼성전자 21% 애플 14%를 앞섰고, 화웨이는 올 2분기 단독으로도 애플을 꺾고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 반도체 편향 불균형 심각...중국 반도체의 과잉생산 공세 우려


이렇게 반도체 부문의 실적은 상승하는 반면 모바일 부분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회사 영업구조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영업구조의 불균형이 회사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5.1%였지만 올 2분기 비중은 81.1%로 사실상 회사 이익의 거의 대부분이 반도체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삼성전자의 반도체 쏠림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외치며 그동안 반도체에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고, 올해 하반기 부터는 중국 반도체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최근에 발간한 '2018년 통상백서'에 따르면 중국은 반도체 산업을 중점 육성 분야로 지정해 약 150조원(한화 기준) 규모의 정부펀드를 조성하고 이 돈으로 반도체 기업을 총력 지원하고 있다. 통상 백서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투자가 반도체 과잉생산으로 이어져서, 철강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 발 저가철강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중국 반도체의 공세에 대해, 초격차 반도체 양산 등 기술격차로 중국을 따돌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회사는 최근 세계 최초로 256기가 5세대 3차원 구조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우리의 철강, 조선, 건설 등 주요산업이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저가공세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를 지적하며 반도체에 대해서도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사들도 중국의 저가공세에 맞선다며 프리미엄 철강 등 기술력을 내세웠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중국 철강의 저가공세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 업체의 한 간부는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있는 첨단 반도체는 아직 수요가 많지 않은데 비해 중국 업체가 시장에 내놓을 반도체는 반도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품목에 적용되며, 중국도 내년쯤이면 5G 반도체칩이 상용화되는 등 기술격차도 크지않다"고 설명한 뒤 "회사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매출 감소를 각오하고 이미 구조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긴장된 빛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최근 미·중 무역분쟁 여파를 타고 중국정부는 삼성과 SK하이닉스에 대해 가격담합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정부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반도체 가격을 인하하기 위한 저의가 깔려 있다며 가장 큰 영향은 한국 반도체가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이어져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석도 있다. 


IT부문을 담당하는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지만 하반기에는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 개선으로 1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날 것"이라며 "D램 호황이 이어져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스마트폰 공급이 증가해 디스플레이 부문도 실적이 반등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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