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코로나19로 지난해 크게 감소했던 국내 대기업의 매출이 다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규모도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보다 더 큰 액수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국내 100대기업의 최근 3년 상반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724조원으로 코로나19가 발생했던 지난해 606조원보다 19.5%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올해 증가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매출 규모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674조원보다도 7.4% 더 증가한 실적으로 100대기업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러한 증가세는 100대기업 안에서도 상위 20대기업과 하위 80대기업이 서로 다른 온도차이를 보였다.
상위 20대기업의 2021년 상반기 매출은 439조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매출 379조원보다 15.9%나 증가한 반면, 하위 80대기업은 284조원으로 2019년 295조원보다 3.7%가 줄었다.
즉, 대기업 가운데도 매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보다는 늘었지만 그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국내매출의 경우 상위 20대기업은 2019년 131조원에서 2021년 148조원으로 13.1% 증가한 반면, 하위 80대기업은 2019년 192조원에서 2021년 178조원으로 7.3%가 감소했다.
한경연은 "국내매출의 경우 기업규모별 양극화가 뚜렷해, 상위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들은 내수시장에서 코로나19 충격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해외매출에서도 기업규모별 온도차이가 느꼈졌다. 상위기업과 하위기업 모두 해외매출이 2019년보다는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상위20대기업이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20대기업은 2019년 248조원에서 2021년 291조원으로 17.4%나 증가한 반면, 하위 80대기업은 2019년 103조원에서 2021년 106조원으로 3.1%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편, 해외매출은 지역별 차이가 컸으며 이러한 차이가 백신접종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까지 2차 접종률이 높은 유럽과 미주에서는 매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접종률이 낮은 아시아와 기타지역에서는 매출 증가폭이 미미했다.
백신접종률이 24%를 기록한 유럽지역에서 우리 100대기업들은 2019년 상반기보다 2021년 상반기에 매출이 25.9%나 증가했다. 또 백신접종률 30%(북미 기준, 남미는 11%)를 기록한 미주지역에서는 매출 증가율이 23.1%로 나타나면서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백신접종률이 7.6%에 그친 아시아 지역에서는 1.6%의 중가율을 보여 사실상 증가세가 멈췄고, 기타지역에서도 매출증가율이 8.1%로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한편 100대기업의 매출 증가세를 업종별로 분석해 보면, 전기전자, 의약의료, 운수장비 등의 업종은 증가세가 컸던 반면, 기계, 조선, 서비스 업종은 감소세를 보였다.
의약의료 업종은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매출이 국내에서 23.4%, 해외에서는 1068.2%나 증가했다. 전기전자 업종도 국내 19.6%, 해외 19.0% 증가했다.
반면 기계업종은 국내에서 22.7%, 해외에서 36.4% 감소했고, 조선업종도 국내 22.2%, 해외 75.6% 감소했다. 하지만 조선의 경우 최근 선박수주가 늘어나 1~2년 후에는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경연의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우리나라의 내수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백신접종률을 높이고,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