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舊전경련) 10월 기업경기전망 "19개월 연속 부진"

  • 등록 2023.09.26 0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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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금리 빅스텝' 실시 때 수준으로 하락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대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금리빅스텝이 실행됐을 때 만큼 기업들이 경기를 어렵게 보고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舊 전경련)가 600대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 Business Survey Index)에 따르면, 오는 10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 전망은 90.6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를 기업에게 직접 설문형식으로 조사하는 BSI는, 긍정적으로 답변한 기업의 수와 부정적으로 답변한 기업의 수가 같을 경우 100을 나타내도록 설계돼있다. 조사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많은 만큼 100을 초과하고 부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그만큼 100 아래의 수치가 나온다.


오는 10월 전망 수치는 지난해 4월에 기록했던 99.1 이후 19개월 연속 기준수치인 100을 하회하는 것으로,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계속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19개월 연속 부진은 코로나19 재확산기인 2021년 2월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이러한 전망 수치 외 실제로 체감한 실적 수치도 오랜기간 기준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SI 9월 실적 수치는 93.0을 기록해서 작년 2월 91.5부터 20개월 연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2020년 이후 실적 BSI 그래프를 살펴보면, 2020년 2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58.8까지 떨어졌다가 코로나19가 안정되면서 2021년 3월에 112.9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2022년 3월 이후 다시 100 이하로 떨어진 후 지난해 7월과 10월 기준금리 빅스텝이 실시되자 83.1로 더 떨어졌다. 그후 올해 들어와 금리가 동결되면서 94.9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3개월 다시 하락하면서 90.6으로 기준금리 빅스텝이 실시됐던 지난해 10월 수준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10월 전망 BSI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 수치가 3개월 연속으로 동시에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제조업의 전망 수치는 88.1, 비제조업은 93.3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2022년 4월 94.8부터 19개월 연속, 비제조업은 2023년 8월 95.2부터 3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제조업 세부 업종의 10월 전망은, 비금속 소재 및 제품만 100.0으로 기준선에 걸쳤고, 나머지 9개 업종은 모두 업황 부진이 전망된다.


제조업 2023년 10월 BSI 전망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업종) 중에서는 전기·가스·수도(100.0)만 기준선에 걸쳤고, 나머지 조사 대상 6개 업종 모두 업황 부진이 전망된다.


여가·숙박 및 외식은 76.9, 도·소매 92.2,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 92.3, 정보통신 94.1, 건설 95.3, 운수 및 창고 96.2로 조사됐다.


한경협은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여가·숙박 및 외식(76.9)과 도·소매(92.2)의 동반 부진은 2023년 2월 이후 8개월 만의 일”이라면서, “최근 소비지표가 둔화되며, 10월 연휴에도 불구하고 내수업종의 기업심리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지표를 나타내는 소매판매 통계를 보면, 2023.7월 소매판매는 -3.2%로, 2020.7월 -4.6%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 수치를 나타냈다.


한편, 10월 경제 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타났다. 전 부문 부진은 2022년 10월부터 13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채산성이 90.3, 수출 94.1, 자금사정 94.1, 투자 95.4, 내수 96.5, 고용 97.6으로 모두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특히, 내수, 수출,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는 2022년 7월부터 16개월 연속 동시에 부진했다. 내수·수출·투자의 16개월 연속 동반 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한경협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우리경제는 산업활력 저하, 소비심리 위축으로 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는 등 하반기 경기반등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경기회복과 기업활력 제고를 위해 규제혁신과 노동개혁을 지속하는 한편, 물가 등 가격변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소비심리를 진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성희 기자 moonsh@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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