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우리나라 상장사 세 곳 중 한 곳은 한 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다 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0.5%였던 기준금리가 올해 1월 3.5%까지, 무려 7배나 오르면서 시중 대출금리도 2~4배 오른데다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재료비가 상승하면서 이익도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렇게 이익으로 이자를 다 지급하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은, 한·미·일 중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국내 상장기업 2,347개사(코스피 797, 코스닥 1,550개사)를 대상으로 2022년 연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자가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기업은 전체 상장사의 30.8%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율은 미국 28.2%, 일본 11.4%보다 높아 3국 중 우리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과, 2021년 만해도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많았으나 지난해 금리상승과 수익력 약화로 우리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이 미국보다 더 커졌다. 일본은 11.4%로 전체 기업 10 곳 가운데 1개 기업만 이자가 이익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년 동안 연속해서 이자가 영업이익보다 많은 회사도 17.5%로 2016년 9.3% 였던 것과 비교하면 6년 새 두 배로 늘어났다. 최근 3년 기업들이 수익력 약화에 금융비용부담까지 얹혀져 회사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피 기업의 3년 연속 한계기업 비중은 11.5%인 반면, 코스닥 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5%로 조사돼, 상대적으로 기업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더욱 수익·재무 상태가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연속 한계기업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광업과 예술스포츠여가산업이 50.0%로 절반의 회사가 이익으로 이자를 감당 못했고, 숙박음식점도 40.0%에 달하는 등 서비스 업종의 수익·재무상태가 매우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협회단체는 0%로 모든 협회단체가 이익으로 이자를 지급할 수 있었고, 금융보험업 3.5%, 전기가스공급업 8.3%로 금융과 전기가스업종의 대부분 회사가 이자보다는 이익이 더 많아 수익과 재무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전경련의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2020년부터 확산된 코로나19, 급격한 금리인상, 최근의 경기악화 등이 한계기업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면서,
“안정적 금융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