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급속도로 악화됐던 기업현장의 체감경기가 올해 3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4월 전망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현장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하는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 따르면 3월 실적지수와 4월 전망지수가 모두 100 이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들에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를 물어서, 긍정적이 응답이 많을 경우 지수 100을 초과하는 수치가 나오고 부정적인 응답이 많을 경우 100을 하회하는 수치가 나오게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100을 넘는 수치가 나온 것은 그만큼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가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더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4월 58.8까지 떨어져 현장체감경기가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었다. 그리고 그 이후 조금씩 상승했지만 지난 2월 까지도 98.0 이라는 지수를 보이며 여전히 긍정적인 답변보다는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 조사에서 3월 체감경기지수가 112.9 로 조사돼, 현장의 체감경기가 긍정적이었다는 기업이 부정적이었다는 기업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경기지수가 100 을 넘었던 것은 2015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2015년 4월 이후 100 아래로 떨어져 2017년 4월에는 89.7까지 떨어졌고, 이후 2018년과 2019년에는 90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라갔지만, 2000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급격히 하락했었다.
조사를 진행한 한경연은, 3월 실적치가 2월보다 크게 오른 것에 대해 "2월 설 연휴로 인한 기조효과와 신규 수주 증가에 힘입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현장체감경기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업이 더 많았다. 4월 체감경기전망 지수도 106.0으로 나타나서, 4월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망지수는 2018년 5월 100.3 으로 조사된 이후 계속 100 아래에 머물렀지만, 지난 2월 말 조사에서 3월 전망지수가 109.2를 나타내며 긍정적 전망이 부정적 전망을 초과했었다. 4월에 대한 전망이 3월 전망보다 다소 낮게 나왔지만 3년만에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4월 전망지수를 업종별로 살펴 보면, 비제조업 경기 전망지수는 102.2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지만, 제조업은 109.0으로 전월의 114.0 보다 5.0p 감소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전자통신이 90.9로 전월보다 20.6p나 떨어졌고, 자동차도 97.4로 전월보다 11.4p나 떨어졌다.
한경연은 "최근 전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및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해 전자 및 자동차 기업들이 핵심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경기 전망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가격은 DRAM 8기가 기준, 지난해 말 2.8달러에서 올해 3월 4.3달러까지 치솟았다.
한편, 부문별로는 내수 전망지수가 106.5, 수출은 103.3, 투자 99.4, 고용 102.6, 자금사정 101.4 등으로 나타나 투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지수가 100을 상회하며 긍정적인 전망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경연의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기업 체감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제조업 부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경기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업들의 경제 활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18일~25일에 매출액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응답기업 담당자의 자기 기술과 조사원의 질의 기술을 병행하여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