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매출 1,000대 제조업의 37%는 이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P만 더 올려도 절반이 취약기업이 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취약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기업을 말하며, 이들 중 이러한 현상이 3년 이상 지속된 기업을 한계기업(=좀비기업)으로 한국은행은 규정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하여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금사정을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은 2.6%로 나타났다.
현재의 기준금리가 2.5%이므로, 한 차례만 더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상당수 기업들이 유동성 압박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
기준금리 수준별로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들의 비중을 살펴보면, 기준금리가 2.0% 이하일 때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25.0%이며, 기준금리 2.25%일때는 12.0%로, 1,000대기업의 37.0%는 이미 현재 기준금리인 2.5%에서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은행이 다음 주 0.25%P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2.75%가 될 경우 대기업 절반인 50.0%가 취약기업이 되고, 빅스텝으로 기준금리가 3.0%가 되면 취약기업 수는 59.0%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또, 기준금리 인상의 금융비용 영향을 묻는 질문에서, 기업들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금융비용이 평균 2.0% 증가한다고 응답하였다.
기준금리 0.25%p 인상 시마다 금융비용 증가치
한편, 기업들은 기준금리가 올 연말에는 3.0%까지 오르고, 내년에는 3.4%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올 연말 예상금리는 3.0%대(67.0%), 2.75%(25.0%), 2.5%(8.0%)였고, 4.0% 이상 응답은 없었다.
내년에 예상되는 기준금리는 3.0%대(81.0%), 4.0% 이상(10.0%), 2.75%(9.0%)으로 나타났고, 2.5% 이하라고 응답한 기업은 한 기업도 없어서 기업들은 금리가 다시 올해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 연말로 갈수록 자금사정 악화 전망
현재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작년 동기와 비슷하거나 악화된 상황이며, 연말로 갈수록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자금사정이 나빠진 이유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를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은행 대출금리 인상이 39.0%, 회사채 금리 상승 8.0% 등 금리 영향이 47.0%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이 23.0%, 그다음으로 환율 상승 17.0% 등 순이었다.
자금사정에 부정적 영향 미치는 요인
이렇게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올해 연말까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기업들의 시름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금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원자재‧부품 매입이 36.7%로 가장 많았고, 설비투자 23.0%, 차입금 상환 15.0%, 인건비‧관리비 12.3% 순이었다.
전경련은 이러한 설문결과를 "기업들이 고물가·고환율이 당분간 지속된다고 예상하여 원자재와 부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부분별 자금수요 (복수응답)
한편, 안정적인 자금 관리를 위해 정책당국에 바라는 과제로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최소화 24.7%, 경제주체의 금융방어력 고려한 금리 인상 20.7%, 공급망 관리 통한 소재‧부품 수급 안정화 16.3%, 정책금융 지원 확대 12.7% 등을 요구했다.
안정적 자금관리 위한 정책과제 (복수응답)
이번 설문조사를 실시한 전경련의 추광호 경제본부장은 “한미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한계상황에 처한 기업들이 상당한 만큼 경제주체들의 금융방어력을 고려한 신중한 금리인상이 요구된다”면서,
“이와 더불어 외환시장 안정조치와 정책금융 확대 등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의 대상은 1,000대 제조기업 재무담당자이며 100개사가 회신했다. 조사방법은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한 전화‧팩스‧이메일 조사방법을 사용했고 조사기간은 2022년 9월 8일 ∼ 9월 18일에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8.96%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