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거리두기 제한이 완화되면서 지난 두 달 긍정적 신호를 보냈던 기업현장의 체감경기가 다시 어두워졌다.
지난 11월 코로나백신 접종률이 80%를 넘기면서 정부는 자영업·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을 완화했다. 그리고 이에따라 기업현장에서도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현장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었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서고 중환자도 연일 1000명 이상 발생하는데다 신종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마저 확산하자 정부는 다시 방역의 고삐를 조였다. 그리고 이러한 정부의 조치는 기업현장에 곧바로 반영돼 내년 1월 현장체감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은 2개월만에 다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600대기업에게 현장체감경기(BSI : Business Survey Index) 12월 실적과 내년 1월 전망을 물은 결과, 올해 12월 실적은 100.3으로 기준값인 100을 넘어섰지만, 내년 1월 전망은 96.5로 100 이하로 떨어졌다. 거리두기가 완화됐던 11월, 12월, 두 달 반짝 긍정적이었지만 다시 부정적 전망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기업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를 기업에게 직접 설문형식으로 조사하는 BSI는, 긍정적으로 답변한 기업의 수와 부정적으로 답변한 기업의 수가 같을 경우 100을 나타내도록 설계돼있다. 그리고 긍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그 개수만큼 100을 초과하고 부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그 개수만큼 100 아래의 수치가 나온다.
특히 지난 10월 이후 지수를 끌어 올리고 있었던 서비스 등 비제조업 경기전망 마저 99.4로 100 아래로 떨어지면서 하락폭이 더 커졌다. 여가·숙박·외식이 83.3, 도소매가 92.7로 코로나확산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제조업의 경기지수는 지난 10월 106.9 이후 11월 105.9, 12월 104.8로 3개월 연속 100을 상회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제조업의 현장체감경기는 지난 10월 101.0으로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지만, 국제 원자재값 상승, 금리 인상 등으로 11월과 12월 96.5의 수치를 보이며 100 아래로 떨어졌고, 내년 1월은 94.2로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운송장비 88.6, 금속 및 금속가공 85.3, 비금속 소재 86.7로 자동차 관련 업종이 반도체 수급 차질 등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부문별 내년 1월 전망은 내수가 94.6, 수출 98.4, 자금사정 96.7, 채산성이 92.9 등의 수치를 보여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지만, 투자는 103.3, 고용 106.0으로 투자와 고용은 긍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전세계적으로 신종 변이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외 경기회복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전국민 대상 3차 백신접종률 확대, 방역강화 등으로 코로나 확산세를 조기에 차단하는 한편, 기업의 원자재 수급 안정 등을 통해 경제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내년 중견기업들의 경기전망도, 올해 3분기까지 98.3으로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4분기 95.2, 그리고 내년 1분기 전망 93.3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제조업은 올해 4분기 98.4에서 내년 1분기 94.3으로, 비제조업은 93.2에서 92.7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