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힘든 한 해를 보낸 기업들이 내년에는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있지만, 여전히 지난해 하반기의 침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전망지수는 88.5로 전망되어 올해 12월 실적지수 85.7 보다 2.8포인트 높게 나왔다. 하지만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계속되고 있는 침체분위기에서는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3월만 해도 지수는 99.4를 기록하며 기준선 100을 넘는가 했지만 전쟁의 영향이 밀려 오면서 이후 계속 하락했고,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빅스텝 이후에는 80 선으로 떨어지는 등 침체분위기를 겪고 있다.
기업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를 기업에게 직접 설문형식으로 조사하는 BSI는, 긍정적으로 답변한 기업의 수와 부정적으로 답변한 기업의 수가 같을 경우 100을 나타내도록 설계돼있다. 조사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그만큼 100을 초과하고 부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그만큼 100 아래의 수치가 나온다.
특히 이러한 침체 분위기는 비제조업보다 우리 경제의 근간을 받치고 있는 제조업이 더 심해서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내년 1월 업종별 수치를 보면 제조업이 86.9로 조사됐고, 비제조업은 90.3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지난 9월 잠깐 96.6으로 상승했을 뿐 기준금리빅스텝이 시행된 7월 이후부터 계속 80대에 머물러 있다.
비제조업은 지난 10월 2차기준금리빅스텝 이전에는 그런대로 90대를 유지했지만 11월과 12월 80대의 수치를 보였고, 내년 1월 전망에서 90.3으로 겨우 90선으로 올라섰다.
업종별 기업경기실사지수 추이
제조업은 의약품이 기준선 100.0을 보였지만, 그외 모든 산업이 100 아래의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우리 경제와 수출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등 전자통신산업이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0년 10월 71.4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인 77.8을 기록했다.
조사를 진행한 전경련은 "제조업 전망 부진이 국내외 경기침체로 인한 재고 증가에 주로 기인하며, 재고 증가는 최근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생산·투자·고용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제조업 산업별 기업경기실사지수 1월 전망
비제조업은 12월 말 전기요금 인상결정을 앞둔 전기·가스·수도가 113.3으로 낙관적 전망 수치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집값 급락으로 건설산업은 73.8의 수치를 보이며 가장 비관적인 전망 수치를 보였다.
경제부문별로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자금사정이 86.3, 투자가 87.9, 채산성 90.1, 수출 90.7, 내수 90.9, 고용 93.4의 수치를 나타내며 지난 10월 이후부터 4개월 연속 전 부문 비관적 전망을 기록했다. 특히, 내수, 수출, 투자는 지난 7월부터 7개월 연속 동시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우리 기업은 세계 경제 둔화가 본격화되며 수출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내수 경기마저 얼어붙는 복합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라면서,
“정부는 세 부담 완화․자금시장 안정으로 기업의 유동성 압박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함으로써 민간 경제에 활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