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코로나19로 거의 바닥까지 내려갔던 기업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올해 들어와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기업은 물론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기업들도 대기업의 상승세를 따라 2분기보다 3분기에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지난 3월부터 이미 100 을 넘어선 것에 비해 중견기업의 지수는 3분기 전망지수가 98.3을 나타내고 있어 중견기업의 회복속도가 대기업보다 한 발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들에게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를 설문조사해서 긍정적인 응답과 부정적인 응답 개수가 같을 경우를 100 이 되게 설계돼있다. 조사결과 긍정적인 응답 개수가 많으면 그 개수만큼 100 이상의 지수가 산출되고 부정적인 응답의 개수가 많으면 그만큼 100 아래 지수가 산출된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20일 '2021년 3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중견기업 500개사에 직접 전화, 팩스, 이메일 등을 통해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와 판매, 제무 등에 대한 전망을 물어 그에 대한 응답을 분석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들은 지난해 3분기에 코로나19의 여파로 지수가 75.2까지 떨어졌지만 그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난 2분기에는 89.5를 나타냈고, 오는 3분기에 대한 전망은 98.3을 나타내 기준점인 100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견기업 가운데 제조기업들은 3분기에 수출부문에서 100.7의 지수를 보이며 전체 지수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러한 수치는 2019년 2분기 이후 2년만에 100을 넘어선 수치다.
중견기업의 생산전망 지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1차금속의 3분기 전망지수는 111.1, 전자부품 108.0, 화학업종이 100.0 으로 100을 넘기면서 전체 상승세를 견인한 반면, 자동차업종과 식음료업종은 각각 90.7, 80.0을 나타내 아직도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았다.
반면, 중견기업의 3분기 설비투자전망은 자동차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100을 넘어, 3분기에는 그동안 위축됐던 설비투자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반원익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중견기업의 기대감이 상승한 것은 마침내 다가올 코로나19 너머를 바라보는 희망이자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를 향한 결단”이라면서,
“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 증가, 반도체 수급 리스크 등 최근의 위기 상황은 물론, 매년 무심하게 돌아오는 인건비 상승 압박 등 기업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해소하기 위한 과감한 정책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말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기업의 현장체감경기는 6월 전망지수가 102.6으로 나타나, 긍정적인 전망을 한 기업이 부정적인 전망을 한 기업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들은 지난 3월에 수출 호조세를 보이며 실사지수가 112.9까지 올라가는 등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높은 긍정적 분위기를 전했지만 최근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서 지수가 다소 하락했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전 세계적인 원자재․부품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제조 기업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상승세가 꺾인 이유를 설명했다.
원재료와 중간재 등 기업들의 원자재 가격지수는 올해 1월 90 수준이었지만 두 달만인 3월에 110을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제조업의 채산성 전망치(98.1)가 100선 밑으로 급락하였고, 재고도 물류·공급난으로 인한 적정 재고 유지의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의 현장체감 경기를 조사한 추광호 한구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내수·수출 등 주요 부문에서 기업 체감경기가 다소 위축되며, 경기 호조세가 둔화될 수 있는 양상이다”라며,
“원자재 공급난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범정부차원의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