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경제권 2023년 정책방향과 한국 기업 대응방안

  • 등록 2023.02.20 0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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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여전한 불확실성...세계적 경기침체 전망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올해 세계경제는 팬데믹의 충격에서는 벗어났지만,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9%로 예측할 만큼 글로벌 경제는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IMF는 2021년 성장률은 6.2%, 2022년 성장률은 3.4%로 추정했다. 올해는 지난 2년보다 더 안좋을 거라는 전망이다.


경제권역별로도 미국, EU, 일본의 올해 성장률은 각각 1.4%, 0.7%, 1.8%로 전망되면서 주요 선진국들도 경기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세안 지역은 4.3%로 전망되지만, 중국은 리오프닝 등으로 유일하게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세계 경제는 여전히 안개속이라는 평가다.


세계 5대 경제권 올해 정책방향과 한국대응 방안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국면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2023년 글로벌 정책방향을 4가지 키워드 'D.O.W.N'으로 풀이하며 키워드 별로 한국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2023년 글로벌 정책방향 키워드



■ [Discriminate] 美․EU, 산업 보호를 위한 자국중심주의 정책과 차별적 규제 확대 

미국과 EU는 올해 각각 1.4%, 0.7%의 낮은 성장률이 전망되는 가운데, 자국중심주의 제도와 차별적 규제를 확대할 전망이다.

작년 11월 美 중간선거 결과 의회는 양당 균형을 이루었지만, 미국우선주의 기조는 초당적이며, 이에 따라 대중국 강경정책은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 내 외국인투자심사* 강화 움직임이 보이고 있으며 제3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심사받는 아웃바운드 투자심사제도*도 추진 중이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룰 세팅(Rule Setting) 과정에서도 동맹국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유럽, 캐나다, 호주, 일본 등 가치공유 국가와의 협력 분야를 다변화하고, 미국發 신규규제에 대한 공동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외국인투자심사제도 :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외국인 투자를 규제 감독하는 제도  
* 아웃바운드 투자심사제도 : 중국 등 관심국가에 대한 신규 투자, 공장건설, 지적재산 이전 등의 내역을 공개하고 심사받는 제도 

EU의 경우 올 10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범 시행에 이어 EU원자재법(CRMA)*, EU역외보조금제도* 등 EU우선주의 제도의 연쇄적 도입이 예상된다. 

탄소국경제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철강․시멘트 등 취약 산업군은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신규 도입제도에 대한 영향 분석 등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 탄소국경조정제도 : 유럽연합으로 수입되는 철강 등 고탄소 수입품에 추가 관세 등을 부과하는 제도 
* EU원자재법 : EU역내 생산 원자재가 사용된 제품에만 감세, 보조금 지원
* EU역외보조금제도 : 외국 기업이 EU 역내 기업 M&A시 자국 정부 보조금 내역 신고 

■ [Opportunity] 차별 속에서도 美 해외투자 유치 정책, 中 시장개방의 기회를 살려야

주요국의 차별적 조치 속에서도 기회는 존재한다. 미국의 경우 작년 발효된 인프라법,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바이든 정부가 이뤄낸 성과의 미국 내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으로, 미국 정부의 다양한 해외 기업 투자유치 유도 정책이 나올 예정이다. IRA가 차별적 조항도 있지만, 청정투자, 첨단제조 세액공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존재하므로 우리 청정에너지, 배터리 업계가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리오프닝과 함께 감세정책, 부동산 부양, 유동성 공급 등 민간 지원 강화에 따라 작년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22년 3.0%, ’23년 5.2%, IMF). 부양정책의 힘을 받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특히 서비스업 진출 등 다변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 서방의 중국산 반도체장비 수입 봉쇄 등 대중 견제 강화에 맞서, 중국 정부는 외자유치 확대, 정부조달시장 개방 등 서방에 역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조달 등 중국의 시장개방 기회를 활용하되, 안보와 직결된 분야는 제외하는 등 협력 가능 분야 발굴에 있어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 

■ [War]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원자재 위기 고조로 녹색전환 가속화

EU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라 안보, 에너지 등의 불안이 고조될 전망이다. EU는 석탄 의존도를 줄이고 천연가스 의존도를 높였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천연가스 가격과 전기료는 여전히 상승세다. 

한국 기업은 동유럽권 방산 및 에너지 산업의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서유럽 가치공유 동맹 협력 요구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 유럽지역 2022.8월 기준, 전년 대비 천연가스 가격 498% 상승, 전기료 486% 상승

특히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및 원자재 위기가 지속되며 녹색전환 가속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EU 집행위는 미국의 IRA에 맞대응하는 대규모 그린딜 산업계획으로, 친환경 산업 육성을 위한 ‘탄소중립산업법(Net-Zero Industry Act)’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친환경 산업 공급망 전반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유럽연합 내에 친환경 산업 생산시설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으로서는 유럽 내 원전 및 LNG 인프라 투자,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 등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 [Neighbor]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국가들과 경제 협력, 블록화 경향 심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쳐 세계 경제는 프렌드쇼어링, 블록화 등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추세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는 작년 아세안 7개국*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아세안 국가는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미중 갈등 속 IPEF를 자국 실리를 위한 협상에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도 이들 국가와 공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022.5월, IPEF 출범식 싱가포르,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이 참여, 특정 필라(pillar) 최종 참여 여부는 미지수 

발효 1주년을 맞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또한 아세안 전체 교역량 확대뿐 아니라, 화물, 자금, 서비스 유통 확대를 이끌었으며 향후 대중국 협력 증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실제 작년 RCEP 회원국의 대중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은 RCEP 회원국과의 공급망 협력을 통해 중국시장 우회 공략 방안을 고려해 볼 만 하다. 

*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 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이 참여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 

올해 봄 일본에서는 “자유롭고 열린 인태전략”이 발표될 예정이며, 한미일 삼각 협력 강화의 중요성이 강조될 전망이다. 또한 기시다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가 강력한 만큼, 향후 한일관계 정상화에 대비해 협력사업 재정비, 수출규제 완화시 협력 확대를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수출 감소 등으로 우리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국중심주의 팽배, 각종 통상 규제 확대로 글로벌 경제 여건 또한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럼에도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발견하고, 시장 상황에 따른 전략을 신속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며, “우리 정부도 기업들이 침체 국면에서도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성희 기자 moonsh@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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