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로 유래 없는 부진을 겪었던 기업현장의 체감경기가 올해로 들어오면서 백신 보급 등에 따라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었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가 꺾이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 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7월 종합경기 BSI 전망치는 102.3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기업경기가 긍정적 분위기로 상승하면서 3월에는 112.9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이후 기업현장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기업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를 기업에게 직접 설문형식으로 조사하는 BSI는, 긍정적인 답변의 수와 부정적인 답변의 수가 같을 경우 100을 나타내도록 설계돼있다. 그리고 긍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그 개수만큼 100을 초과하고 부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100 아래의 수치가 나온다.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지수는 급격하게 하락했고 4월에는 58.8을 찍으며 유례없는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로 들어오면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글로벌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우리 기업의 현장 체감경기도 100을 넘어서고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수치가 4개월째 하락하고 있는데, 7월 전망은 102.3으로 나타나 다시 100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경기활성화에 따른 원자재가격의 상승을 이유로 꼽고 있다. 내수, 수출, 투자, 고용 등은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서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답변이다.
7월 전망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 100.0 ▸수출 100.3 ▸투자 102.3 ▸고용 105.7 ▸자금사정 101.8 ▸채산성 99.7 등이었다. 투자 및 고용은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으며, 내수와 수출은 100을 넘겼지만 지난 3월 이후 지속적으로 호조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한경연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수요 감소 등의 우려로 원가 인상분을 판매가격에 온전히 전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익성 악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원자재의 가격추이를 나타내는 종합지표(기준년도: 1970=100)를 보면 6.18일 현재 지표가 520.03으로 연초 408.05 대비 27.4%나 상승한 모습이다.
7월 전망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비제조업이 104.4로 전월(99.4) 대비 5.0p 증가하며 긍정적 전망으로 전환된 반면, 제조업 전망은 100.9로 전월(105.1) 대비 △4.2p 감소하여 지난 3월(114.0)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제조업의 부문별 전망치는 ▸내수 96.1(전월대비 △7.6p 감소) ▸투자 101.3(△4.7p 감소) ▸고용 101.8(△3.3p 감소)로 주요 부문에서 전월 대비 호조세가 다소 위축되었으며, 특히 내수는 지난 3월(111.8) 100선을 돌파한 이후, 4개월만에 다시 100선 아래로 떨어지며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였다.
한경연은 "주요 원자재 및 반도체 부품 수급난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제조업 기업들의 생산·투자 계획에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라고 분석하며, "실제로 올해 2월까지 회복세가 지속되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최근 2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경제 특성상, 제조업 경기 불확실성은 곧 실물경제 전체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원자재·부품 수급차질을 타개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1. 6. 16(수) ~ 6. 18(금) 까지 진행됐으며, 조사대상은 업종별(금융업 제외) 매출액 순 600대 기업이고 응답률은 64.7%로, 388개사가 응답했다. 조사방법은 응답기업 담당자의 자기 기술과 조사원의 질의 기술을 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