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대기업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가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전쟁이 발발한 이후 유가와 물가가 치솟는데다 코로나까지 재확산되면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 Business Survey Index)는 급하게 하향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BSI는 8월에 상승으로 전환되더니, 9월 전망은 더욱 높아져 호불황의 기준선인 100에 더욱 가까워졌다. 유가와 국제 곡물가격이 내리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코로나 재확산세가 일정 수준에 머물면서 내수 지수가 8월 90.1에서 9월 전망이 98.8까지 올라가는 등 기업들이 앞으로의 경기를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기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를 기업에게 직접 설문형식으로 조사하는 BSI는, 긍정적으로 답변한 기업의 수와 부정적으로 답변한 기업의 수가 같을 경우 100을 나타내도록 설계돼있다. 조사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그만큼 100을 초과하고 부정적인 답변이 많으면 그만큼 100 아래의 수치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를 조사한 결과, 9월 BSI 전망치는 95.8을 기록했다. BSI는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지난 7월 85.4 까지 내려갔지만, 8월 91.3으로 반등하더니 두 달 사이 10.4 포인트나 상승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지수가 떨어질 때는 실적지수가 전망지수보다 낮아, 기업들의 예상보다 실제 체험한 경기가 안좋았는데, 8월에는 실적지수가 전망지수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8월지수를 보면 기업들이 7월에 전망한 8월 지수는 86.9 였지만 실제 8월을 경험하고 응답한 실적지수는 91.3으로 나타나 현장에서 체감한 8월 경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8월 상승세에 힘입어 9월 전망지수도 95.8로 또 4.5포인트 상승하는 등, 기업현장에서는 경기가 앞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런 지수의 상승은 특히 내수부문의 전망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내수 실사지수는 8월 실적 84.8에서 9월 전망 96.1로 11.3 포인트나 증가했다. 식음료 업종의 9월 전망이 116.7, 건설 113.5, 도소매 109.1, 비금속 107.1 등 업종은 9월 전망이 100을 초과해서 긍정답변이 부정답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에서도 지수 100을 넘는 업종이 눈에 띄었다. 전자통신 업종의 9월 전망은 123.5로 업종 가운데 9월을 가장 긍정적으로 전망했으며, 식음료 111.1, 금속 108.0, 정보통신 106.7, 일반기계 105.3 중화학공업이 103.5 등 기업현장에서는 9월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용부문의 9월 전망은 거의 대부분 업종이 100을 넘어서고 있어 많은 대기업이 9월에 고용부문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조사를 실시한 전경련은 곡선의 상승세에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등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지속되어 올해 4월부터 6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면서 '장기간 부진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수출과 내수 모두 3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나타난 것은 2021년 2월(수출 92.4, 내수 93.4)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미국, 중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국내 소비심리도 올해 6월부터 크게 악화되고 있어 국내외 소비수요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로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인 경기 하방위험이 커지면서 국내기업들의 실적둔화와 자금사정 압박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규제완화, 세부담 경감, 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으로 기업의 경영활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