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주택시장이 침체돼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집주인들은 여전히 집값을 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거래가격은 급하게 나온 몇몇 매물이 끌어 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3년 12월 아파트 거래량은 한 해 전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 해 전인 2022년 12월은 기준금리 빅스텝으로 시장이 극도로 침체됐던 시기다.
정부가 지난해 초부터 금리를 동결하고 대출규제를 완화하면서 다시 활기를 띄던 시장이 10월 정부가 다시 대출고삐를 조이자 급속이 얼어붙고 있다.
거래량이 이렇게 급속히 줄어든 가운데, 거래가격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0.05%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만 해도 +0.10%의 변동률을 보이며 상승세를 높였던 가격 추이가 10월부터 축소되기 시작하더니 11월말부터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그나마 최근 4주 동안은 변동률이 오르락 내리락 하며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주 서울은 -0.04%, 수도권은 -0.06%, 지방은 -0.04%의 변동률을 보이며 12월초부터 박스권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렇게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도, 집주인들은 아직까지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래가격 위주로 조사하고 있는 한국부동산원과 달리, 주택매매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가격, 즉 매도호가 위주로 조사하고 있는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 수도권 가격은 보합세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 신도시, 경기인천 모두 주간변동률 0.00%로 수도권은 4주째 보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거래가격 위주로 통계를 작성하고 있는 한국부동산원은 지난주 서울 -0.04%, 경기 -0.07%, 인천 -0.03%로 매매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수치를 내놨다.
강남의 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집주인들은 여전히 호가를 내리지 않고 버티고 있는 가운데, 간혹 거래되는 급매물이 실거래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많지 않은 급매물만 거래되다보니 거래가 실종되다시피 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부동산R114는 "PF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드리우고 있다"면서, "매매수요가 위축되는 가운데 실수요 중심의 전세수요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일부 지역 중심으로 문의가 늘어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한국부동산원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서울 0.07%, 수도권 0.06%, 지방 0.00%로 매도가격과 달리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