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주택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있다. 이제는 '주택가격 안정'보다 '가격폭락 대처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주택가격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약한 상승·하락세를 보이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7월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가격은 급락세를 보였고, 25일 또 다시 금리가 추가 인상되면서 시장에서는 '거래실종' '가격폭락'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재건축 아파트와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며 주택가격 하락세를 더욱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8.16대책에 대한 '실망 매물'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대선 선거기간 때부터 초과이익환수·안전진단 완화 등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최근 흐름을 보면 법률개정 등 실행이 지지부진하고, 대통령 공약이었던 1기 신도시 재개발도 뒤로 미뤄지면서, 금리인상 속에서도 꿋꿋하게 가격을 유지하던 재건축 아파트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가격의 지난주 주간상승률은 -0.14%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빅스텝 이전만해도 -0.01~ -0.03%의 약한 하락세를 보이며 가격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지만, 한 달 여만에 하락폭이 5배가 넘게 확대됐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가격은 지난주 -0.18%를 기록하며 급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과 신도시의 재건축 아파트가, 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실망매물이 이어지기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대통령실 이전과 재건축 활성화 방침이 발표되면서 서울에서는 용산이 0.12%, 서초가 0.08%로 높은 가격상승세를 보였고, 신도시에서도 일산이 0.10%, 김포가 0.04% 등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서초 -0.02%, 용산 -0.04% 등 그동안 하락세 가운데서도 강세를 유지하던 서초와 용산마저 하락폭을 확대하고 있다. 또, 나머지 지역도 하락폭이 도봉 -0.27%, 김포 -0.18%, 광명 -0.33% 등 거의 폭락 수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가격하락세가 거세지자, 치솟는 가격을 따라잡으며 소위 '영끌'을 통해서 집을 마련한 청년들, 전세율이 70~80%를 넘는 임대·임차인들, 담보율이 60~70%에 달하는 주택·전세대출자들과 이들에게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들은 최근 집값하락에 가슴이 타들어 간다는 하소연이다.
이미 대출이자도 대출받을때보다 2~3배가 높아져서 소득의 대부분을 이자로 지출해야할 마당에 담보력마저 떨어져 대출 만기때 상당부분을 상환해야만 가까스로 연장되는 부담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담은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도 마찬가지고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들, 주택을 거래하는 중계업계도 가격하락에 가슴을 조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2차례 더 예정돼있어, 10년만에 3%대 기준금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거래가 실종되고 '급매물'이 아닌 '급급매물'만이 거래가 되면서, 가격은 더욱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과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대규모 공급대책을 내놓을 게 아니라, 지나치게 가파른 가격 하락속도와 이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먼저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