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노원, 도봉, 관악 등 서울 외곽 아파트의 가격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저가 주택이 많아서 지난 주택가격 상승기에 소위 '영끌' 등 청년이나 서민들이 집중적으로 주택을 매수한 지역이다.
이들 청년들과 저소득층은 두 차례의 기준금리 빅스텝으로 최근 6개월 사이 금리가 두 배 넘게 오르자 대출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해 아파트를 시장에 내놓고, 이로인해 이 지역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주 수도권의 아파트가격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가격 주간변동률은 -0.06%로, 신도시 -0.02%, 경기인천 -0.04%에 비해 하락폭이 더 컸다.
그동안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가격이 수도권 하락세를 주도했지만,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서울 아파트가격이 다른 수도권보다 더 급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하락은 노원, 도봉, 관악 등 서울 외곽지역의 가격 하락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노원과 성북의 아파트가격은 -0.15% 떨어지며 서울 평균 하락률의 두 배가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관악 -0.25%, 도봉 -0.25%, 강동 -0.21% 등에 비하면 그래도 하락폭이 작았다. 관악, 도봉은 서울 평균 하락률의 4배가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관악은 봉천동 성현동아, 두산, 우성 등이 500~3,500만원 떨어졌고, 도봉은 상계주공, 서원 등 소형면적이 500~2,000만원 떨어졌다. 강동 롯데캐슬, 길동 우성 등은 2,000~5,000만원까지 떨어졌고 노원은 상계주공, 월계 미륭 등이 1,000~2,500만원 떨어졌다.
반면, 신도시는 평균 -0.02%의 소폭 하락률을 보였다. 분당이 -0.02%, 중동 -0.03%, 산본 -0.03%, 광교 -0.04%, 평촌 -0.04%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김포한강신도시는 도창호반베르디움 등이 700만원 내리면서 -0.12%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동안 수도권 가격하락세를 이끌던 경기인천 지역도 지난주에는 -0.04% 떨어지는데 그쳤다. 구리가 -0.02%, 고양 -0.02%, 용인 -0.03%, 의정부 -0.05% 등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수원 -0.07%, 안양·부천·인천 등은 -0.08%로 경기도 안의 다른 지역보다 하락폭이 더 컸지만 서울 외곽보다는 작았다.
지난주에는 서울 전세가격도 -0.10%를 보이며 2019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부동산R114는 "과거 갭투자와 신규 입주물량이 많은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수급불균형이 심해지면서 역전세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거래 당사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7일 기준으로 조사한 전국 아파트가격 주간변동률은 -0.28%로 급락 수준을 보였다. 지방은 -0.21%였지만, 수도권은 -0.35%의 하락률을 보이며 폭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와 약보합세를 보이던 아파트가격은 7월 13일 1차 기준금리 빅스텝이후, 하락세가 가파라졌는데, 지난 12일 또 다시 빅스텝이 단행되자 곡선의 기울기가 더 하향으로 꺾였다.
이렇게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통계 수치가 연일 발표되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드믈게 시장에 나오는 급급매물의 거래가격으로 전체 시세를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근 주택거래량이 지난해의 10분의 1도 안되는데, 이는 대부분 급매물도 아닌 급급매물의 낮은 가격 거래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매물은 다시 들어갔거나 이전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수자들은 정부와 언론에 발표되는 급격하게 떨어진 가격을 기대하고 있어 거래가 더욱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실거래 신고가액 기준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률은 -0.27%이지만, 주택매매플렛폼에 등록된 매매시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부동산R114의 하락률은 -0.06%이다. 시장에서는 두 기관의 하락률 차이를 급급매물 거래가격과 일반아파트 매매시세의 차이로 해석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즉,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하락폭만큼 가격이 떨어진 아파트 매물은 실제로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