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 2년만이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세종시와 대구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올해 들어서는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아파트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는 이런 가운데도 강남, 서초 등의 재건축 아파트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지역인 용산과 중구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소위 '똘똘한 한 채' 효과로 상승세 유지 또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었다.
매주 전국 아파트가격을 조사하고 있는 한국부동산원과 수도권 아파트가격을 조사하고 있는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구 아파트가격은 0.0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서울 전체 아파트가격도 0.01% 하락해서 지난 2020년 5월 이후 2년만에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강남구가 최근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도, 서초구는 서초와 잠원의 주요 재건축 위주로 계속 상승세를 보이며 0.02%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또, 정부의 1기 신도시 재건축 정책에 따라 분당은 정자와 금곡동 등의 매물이 소진되며 0.04% 상승세를 보였고 일산은 0.08%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렇게 전국 아파트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도 일부 강남권 아파트와 신도시의 고가 재건축 아파트가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주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에 가격하락까지 겹쳐서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지만, 현금을 보유한 상위계층의 '똘똘한 한 채'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가격의 주간상승률은 강서 -0.07%, 서대문 -0.04%, 송파 -0.02% 등 서울의 많은 지역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서힐스테이트, 가양9단지가 500~2,500만원 내렸고, 북아현 e편한세상신촌이 2,500만원, 잠실 우성4차가 1,000만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에서는 삼성힐스테이트, 대치2단지, 수서신동아 등이 500~5,000만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도 동작은 0.06%, 중구 0.04%, 구로 0.03%의 상승률을 보였다. 부동산114보다 4일 앞선 6월 13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초도 0.02%, 용산 0.01% 오르며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했다.
신도시에서는 일산 장항동호수2단지, 주엽강선17단지 등이 500~1,500만원 오르며 0.08%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중동 -0.08%, 산본 -0.03% 등 1기 신도시 가운데도 중동과 산본은 가격이 떨어졌다. 1기 신도시가 아닌 파주운정은 -0.14%로 가격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인천 지역은 시흥과 용인이 -0.05%, 수원 -0.06%, 남양주와 파주가 -0.07%, 부천과 성남이 -0.10%, 화성은 -0.15%로 평택 0.05%, 광주 0.03%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균 -0.03%를 기록했다.
전국 주요 시도 아파트가격 주간상승률 (6월13일 기준, %)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6월 13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의 주간상승률은 -0.02%로 한달 넘게 유지해 온 -0.01% 보다 하락률이 확대됐다. 그동안 보합세를 유지하던 서울 아파트가격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전국 평균도 하락세를 키웠다.
세종시가 -0.17%, 대구가 -0.16%로 계속 급락세를 보이고 있고, 전남이 -0.06%, 대전과 인천이 -0.05%로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전북은 0.09%, 제주 0.06%, 경남이 0.05%로 가격이 상승했다.
이밖에 주요지역 아파트가격을 살펴보면, 대구 달서구가 -0.24%, 수원 영통이 -0.12%, 인천 연수가 -0.11%, 과천이 -0.05%로 큰 하락률을 보였다.
정부가 지난 주 발표한 새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는 1주택자의 보유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재산세는 60%→45%, 종부세는 100%→60%로 낮추고, 생애최초 주택구매 LTV도 80%로 높였다.
부동산114는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이 약해지면서 버티거나 매도를 미루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지만, 수도권 외곽지역은 집값이 더 내리기 전에 집을 팔려는 매물이 계속해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매물이 쌓이고, 국지적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입주물량이 많지 않고 상대적으로 주택수요가 유지되는 서울은 가격 하방 지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