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대책이 가뜩이나 하락하고 있는 주택가격을 더욱 급락세로 몰고 있다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빠지면서 재건축 규제 완화에 기대감이 컸던 아파트의 실망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주 전국 아파트가격 주간상승률은 -0.14%로 조사됐다. 한 주 전 -0.09%보다 0.05%포인트나 더 하락하면서, 2014년 부동산활성화 정책으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이래 최대 낙폭을 보였다.
이러한 하락세는 수도권(-0.18%)이 이끌었는데, 시장에서는 정부의 8.16대책에 실망한 1기 신도시와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매주 수도권 아파트가격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0.02%로 나타났다. 그보다 3일 앞서 조사된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0.11%로 조사됐다.
두 기관 사이에 수치의 차이가 크지만, 지난 7월 13일 기준금리 빅스텝이 단행되면서 하락률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서는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사에서 8월 25일 단행된 0.25% 추가 인상 효과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락세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25일 추가 인상된 이후 시장금리는, 31일 회사채 기준 4.65%로 매일 10년 래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10년 금리추이 (회사채 3년물 기준, %)
부동산114가 조사한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가격 주간상승률'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완화 지연 등 영향으로 서울에서는 서초구만 유일하게 0.01% 상승률을 기록했을 뿐, 그 외 전지역이 하락세를 보였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유지하던 강남도, 대치동 한보미도, 개포동 주공, 잠실주공 등이 1,500~5,000만원 떨어지면서 -0.04%로 큰 하락률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초과이익환수, 안전진단 완화 등 재건축 활성화 정책이 지연되면서, 그동안 재건축 관련 정책 발표로 크게 올랐던 재건축 단지의 가격하락이 전체 하락세를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신도시도 정부의 재건축특별법을 기대했던 1기 신도시가 가격하락폭을 확대하면서 전 지역이 하락세를 보였다. 광교 자연앤자이, 평촌 향촌현대, 일산 주엽동 강선동문 등이 500~1,500만원 떨어지면서 -0.06~-0.08%의 하락률을 보였다.
경기인천은 포천의 송천뜨란채가 250만원 떨어지면서 -0.10%의 하락률을 보였고, 오산은 청호동 LG 등이 500~1,000만원 떨어지면서 -0.08%의 하락률을 보였다. 의정부도 신곡동 건영 등도 500~1,000만원 떨어지면서 -0.07%의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8월 이후 7차례나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수요자들은 물론 보유자들도 높아진 금리에 아예 거래를 멈추고 있어 거래절벽 현상은 더욱더 악화되고 있다는 시장의 하소연이다. 서울 주택거래량이 한달에 천 건에 그치면서 최근에는 급매물을 넘어서서 급급매 위주로만 간간이 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114는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대출 부담때문에 수요 위축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아지거나 급매물이 소진되어 거래량이 과거 평균 수준으로 올라오긴 전까지는 지금의 약세 국면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