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동향] 급매물 소진되면서, 매도호가와 실거래가 차이 좁혀

  • 등록 2023.03.09 03: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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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ㆍ호가 하락률 차이, 0.65%P → 0.21%P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최근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지면서 주택시장에서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거래량 증가는 제일 먼저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급매물이 점차 해소되면서 실거래가와 매도호가 간격도 좁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금리를 동결하고 1월에도 스몰스텝 인상에 그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공포가 잦아들고, 거기에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을 확대하고 다주택자 대출규제를 완화하면서 매수자들의 자금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한국부동산원의 실거래 신고가격의 추이와 부동산R114의 주택매매플렛폼 시세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빅스텝이 단행된 이후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실제 거래는 '급매물'을 넘어 '급급매물'만 겨우 거래되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실거래가 하락속도가 급속히 빨라졌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도 급매물이 아닌 일반 매도자들은 호가를 내리지 않고 버티고 있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실거래 신고가액 통계를 보면, 서울의 실거래가 주간변동률은 지난해 7월 이전 -0.01 ~ -0.03%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빅스텝 이후 -0.30% 까지 하락속도가 빨라지더니 10월 2차 빅스텝 이후에는 0.74%까지 하락률이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폭락시장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부동산R114가 조사하는 주택매매 플렛폼에 올라와 있는 매도물건들의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빅스텝 이전에는 보합세를 유지했고 빅스텝 이후에도 -0.01% ~ -0.05%에 그쳤다. 또 2차 빅스텝 이후에도 -0.05% ~ -0.11%의 약한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시장에서는 매도자들이 버티기를 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렇게 실제 거래는 급급매물 중심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일반 매도자들은 호가 버티기를 하면서, 지난해 12월 말에는 실거래가 하락률은 -0.74%, 매도호가 하락률은 -0.09%로 두 수치의 차이는, 0.65%P까지 벌어졌었다.


실제로 가격하락 소식을 듣고 시장에 나선 매수자들은 지난해와 별로 다르지 않은 가격때문에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고 전한다. 




하지만 지난 12월 금리인상을 건너 뛰고 1월 스몰스텝, 그리고 최근 한국은행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을 따라가지 않고, 국내 경제상황에 맞춰서 인상속도를 조절하겠다"라고 말하면서, 2개월 연속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을 넘어서는 등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5개월 동안 가격급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급매물이 시장에서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급매물 소진은 실거래가의 하락폭 축소를 가져왔다. 실제로 실거래가 하락률이 -0.74%에서 -0.24% 까지 축소됐다. 호가와의 하락률 차이도 0.21%P 까지 좁혀졌다. 


시장에서는, 호가와 실거래가의 차이가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거래성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금리 안정과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로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매도호가와 매수가격 차이가 좁혀진다면 곧바로 거래량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실거래가의 하락폭이 줄어든 것은 서울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거래 신고가격 위주로 통계를 작성하고 있는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아파트가격 주간변동률을 살펴보면, 지난 2월말 변동률은 -0.34%로 지난해 12월말 -0.76%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하락속도가 늦춰졌다. 


수도권도 -0.93%에서 -0.39%로 하락속도가 3분의 1 수준에 가깝게 줄었다. 전국적으로 거래가 살아나면서 저가로 시장에 나왔던 급급매물과 급매물이 해소되자 가격하락속도도 느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락속도가 가장 빨랐던 지난해 12월말과 지난주 전국 주요 시도의 아파트가격 주간변동률을 비교해 보면, 세종시 -1.68% → -0.55% (1.13%P↓), 인천시 -1.18% → -0.36% (0.82%P↓), 경기 -0.99% → -0.47% (0.52%P↓), 대구 -0.87% → -0.49% (0.38%P↓), 경남 -0.87% → -0.17% (0.70%P↓)로 전국 모든 주요 시도의 하락률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가격하락속도가 늦춰지면서 시장은 일단 한숨을 돌리는 표정이다. 지난해 하반기의 가격폭락 공포와 거래실종에서 한 걸음 벗어났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출이 금지됐던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LTV한도가 3월부터 30~60% 늘어나고, 임차보증금 반환목적의 주담대와 생활안정자금 주담대 한도도 폐지된다. 또, 주담대 대환의 경우 DSR 1년 적용과, 규제지역 주담대 6억원 한도도 폐지된다. 시장에서는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주택자금이 돌기 시작하면서 거래량도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은 급매물이 원활하게 해소되지 않고,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호가를 둘러싼 힘겨루기도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부동산R114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속속 완화하면서 실수요자의 매수 유인이 살아날 전망"이라고 전제한 후, "다만, 다주택자는 DSR 규제로 유동성이 막혀있고, 시장의 급매물 상당수가 다주택자 물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대출규제가 이제 정상화 된다는 이상의 의미 부여까지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시장 정상화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문성희 기자 moonsh@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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