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지난해 7월 기준금리 빅스텝 이후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던 주택가격이 하락속도를 늦추고 있다.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금리인상에 대한 공포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고 또 지난해 11월부터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각종 주택 규제완화도 한몫했다고 덧붙인다.
주택실거래가격을 주간단위로 조사하고 있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주 전국 아파트가격 주간변동률은 -0.38%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26일에 조사된 -0.76%와 비교하면 2달만에 하락폭이 절반 수준이 됐다.
이런 하락폭 축소는 수도권이 주도했다. 수도권의 작년말 하락폭은 -0.93%였는데 2월 셋째주에는 -0.44%로 절반 넘게 줄어들며 전국 평균도 축소했다. 지방도 -0.59%에서 -0.32%로 절반 가까이 하락폭이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하락폭 축소 원인으로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졌기 때문이고 분석한다. 2021년 시작된 금리인상은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의 빅스텝을 거치면서 시장에 냉기를 몰고왔다. 먼저 거래가 얼어붙었고 가격도 지난해 7월부터 급락을 넘어 폭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르게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깡통전세, 전세사기, 영끌 젊은이들의 패닉셀링, 미분양 증가, 2금융권 불안감 고조 등 가격 폭락으로 인한 문제가 속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한국은행은 시장의 불안과 달리 0.25%의 소규모 인상을 단행했고, 2월 23일에는 기준금리를 아예 동결했다. 시장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거래가 늘기 시작했고 가격 하락속도도 느려졌다.
그리고 이에 더해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에 대해 세금과 대출을 완화하고 이후 규제지역까지 전면적으로 해제하는 등 그동안 꽁꽁 묶여있던 주택규제를 적극적으로 완화하면서 시장에서는 매수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가격 하락속도는 거의 모든 지역에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지난해 하락폭이 컸던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의 하락폭 축소가 눈에 띈다.
세종시는 작년말 -1.68%의 주간변동률로 전국에서 하락속도가 가장 빨랐지만 지난주에는 -0.80%로 0.88% 포인트나 하락률이 줄었다. 인천도 -1.18%였지만 지난주 -0.36%로 0.82% 포인트 하락률을 줄였다.
서울은 하락폭이 2달 사이 0.48% 포인트 줄었고, 경기는 0.44% 포인트 줄었다. 지방도시에서는 대전이 0.40% 포인트 줄었고 대구는 0.33% 포인트 하락률이 줄었다. 지난해 하락속도가 빨랐던 경남도 -0.87%에서 -0.23%로 0.64% 포인트 하락속도가 느려졌다.
시장에서는 2월 기준금리 동결결정과 함께 금리상단 또한 3.50~3.75%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금리인상 공포가 가라앉고 지난 8개월 동안 가격이 크게 하락해, 그동안 의사결정을 미루던 수요자들도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3월 다주택자 등에 대한 대출규제가 완화되면서 주택 투자 수요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른 속단에 대해선 여전히 경계하는 분위기다. 매주 시장의 주택가격을 조사하고 있는 부동산R114는 "여전히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고물가,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등 시장 불안 요인이 산재한 만큼 추세 전환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