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전면 완화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재정비 특별법)'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도 가격하락률이 보합에 가까워지며 사실상 하락을 멈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에 발표된 재정비 특별법에 따라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안전진단 면제, 용적률 상향, 통합 심의, 이주 지원 등의 혜택을 받게 되며 그동안 재정비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초과이익환수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게된다.
이 법은 현 정부 초기에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재정비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논의가 됐지만, 지난 7일 발표된 내용에는 1기 신도시에만 국한되지 않아서, 전국에서 대규모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곳들은 저마다 큰 호재라며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서울의 개포, 고덕, 상계, 목동 등과 인천, 대구, 대전, 부산 등에 위치한 20년이 경과된 100만㎡ 이상 택지지구들은 정부 법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이미 이달 초부터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R114가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은 올해 초에는 전체 평균 변동률보다 하락폭이 컸지만, 정부의 재건축정책 내용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1월 말부터 하락폭이 줄었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에서는 -0.02%까지 하락률이 축소됐는데, 시장에서는 1월 중반 -0.15%까지 커졌던 하락률과 비교하면서 '사실상 가격하락이 멈췄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전체 평균 변동률 -0.06% ~ -0.09%와 비교해도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하락폭은 3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의 재정비사업에 대한 적극적 정책으로 최근 재건축 아파트들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 5주 연속 하락폭을 축소해 나가던 전국 아파트가격은 지난주에 다시 하락세를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아파트가격을 주간단위로 조사하고 있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의 가격변동률은 -0.49%로 한 주 전 -0.38%보다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록했던 -0.76%과 비교하면 여전히 하락속도가 크게 감소한 모습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천의 경우에는 지난해 말 -1.18%에서 -0.51%로 0.67%포인트나 하락률이 감소했고, 세종시의 경우 지난해 말 -1.68%에서 지난주에 -1.15%로 0.5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도 -0.87%에서 -0.36%로 0.51%포인트 감소했고, 서울이 0.43%포인트, 대전 0.29%포인트, 대구 0.22%포인트 하락률이 감소했다.
주택가격 급락을 몰고왔던 금리 인상 속도가 올해로 들어오면서 느려지고, 정부의 주택규제 완화도 세제, 금융, 지역규제, 재정비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서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격변동흐름이 지난해 7월 금리 빅스텝 이후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 때 '거래절벽'을 넘어 '거래실종'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주택 거래량도 최근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을 넘었는데, 이러한 수치는 6개월 만이며, 현재의 흐름을 볼 때 작년 동기 거래량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안한 표정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R114는 재정비 특별법과 관련해 "현재 주택시장 침체로 수요 움직임이 제한적이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세부 내용의 변경도 예상되는 등 갈 길이 멀다"고 진단한 후,
"이주계획 수립의 진통,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당장 수혜 지역들의 매매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