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동향] 매매호가ㆍ실거래가 차이 좁히면서 거래량 빠르게 증가

  • 등록 2023.03.20 0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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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ㆍ매매호가 변동률 차이 0.65%P → 0.11%P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부동산시장에 금리인상 공포가 줄어들면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미국 SVB 사태가 터지면서 금리인하설까지 확산되자, 그동안 관망하고 있던 매수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한다.


그동안 고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시장에 나왔던 '급매물'과 '급급매물'이 이제 거의 소진되어 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저가로 나왔던 급매물이 소진되고, 매도자들과 매수자들의 기대가격이 차이를 좁히면서 거래 성사 건수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후 국세청에 신고한 실제거래가격을 중심으로 통계를 작성하는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 데이터와 주택매매 플랫폼에 올라와 있는 매도호가를 중심으로 통계를 작성하는 부동산R114의 주택가격 데이터간의 차이도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실거래가와 매도호가 차이가 가장 컸던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는, 실거래가의 서울 아파트 주간변동률이 -0.74%였던 반면 매매호가 변동률은 -0.09%로 두 데이터 차이는 무려 0.65%P까지 벌어졌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은 채 그냥 지나가고, 올해 1월에도 0.25%를 인상하는 스몰스텝에 그치자 실거래가 그래프가 우상향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3월 첫째주 실거래가 변동률은 -0.16%이고, 매매호가 변동률은 -0.05%로 두 데이터 차이는 이제 0.11%P 차이로 줄어들었다. 매수와 매도 가격이 거리를 좁히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이창용 한국은행총재가 최근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을 따라가지 않고, 국내 경제상황에 맞춰서 인상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말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에 대한 심리적 공포가 가라앉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부동산원도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선호도 높은 주요단지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완만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송파구는 잠실 주요단지 위주로 매물과 실거래가격이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는 지난주 조사에서 11개월만에 주간변동률이 +0.03%를 보이며 상승으로 전환했고, 재건축이 많이 포진된 서초구도 -0.01%로 보합에 육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서울 뿐만이 아니라, 전국 아파트가격도 지난 12월말 -0.76%에서 지난주 -0.26%로 하락속도가 3분의 1 수준으로 느려졌고 수도권 아파트가격도 -0.93%에서 -0.28%로 하락폭이 3분의 1 수준이됐다.




고금리때문에 발생한 급매물과 급급매물로 실거래가가 이렇게 급박한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도 일반 매물은 그동안 실거래가만큼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매매플랫폼에 올라와 있는 시세를 중심으로 통계를 작성하고 있는 부동산R114의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지난해 7월 빅스텝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변동률은 -0.03% ~ -0.09%를 유지하면서 실거래가에 비해 변화폭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자금 여유가 있는 매도자들이 버티기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리고 최근 금리 상승폭이 줄어들고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예상되면서 하락폭은 더 축소됐다.


부동산R114가 조사한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서울은 -0.05%, 경기인천은 -0.04%, 신도시는 -0.02%로 조사됐다.


부동산R114는 "매매가격 낙폭이 일제히 축소됐다. 서울은 서초구가 보합을 나타내는 등 강남3구 모두 하락폭이 2배 이상 줄었으며 신도시는 작년 10월 마지막 주 이후 가장 낮은 변동률을 보였다"고 설명한 후,


"대출금리 인하와 규제완화 영향으로 급매물 소진 속도가 빨라졌고, 매도호가의 하향조정이 둔화되면서 전체적으로 내림세를 축소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금리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실거래가격과 그동안 버티기를 하던 매매호가가 차이를 좁히자 시장에서는 거래성사 건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2월 한달 거래량은 2,223건으로 1월 1,417건보다 56.9%나 늘어났다. 1월에도 지난해 12월 835건보다 69.7%나 늘어나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1~2월 거래량은 3,718 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1,919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2020년 한 달 거래량이 7,000건을 넘었고 2021년 4,000건을 넘었던 것에 비하면 아직 거래량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해 7월 기준금리빅스텝의 충격으로 시장이 급박하게 침체되면서, 깡통전세, 전세사기, 영끌 패닉셀링, 2금융권 위기설 등 주택문제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이렇게 집값하락의 문제가 커지자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다주택자, 고가주택, 수도권 주택을 시작으로 세제, 금융, 분양, 거래, 재건축까지 사실상 거의 모든 규제를 풀었다.


이번주에도 2023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는데,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했고 지난해부터 가격도 많이 떨어져서, 보유세는 물론 고가주택과 다주택자들의 종합부동산세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택전문가들은 여전히 시장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매도자들은 호가를 여전히 유지할텐데, 매수자들도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가 여전해서 거래가 쉽사리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경기둔화와 금융시장의 불안요소도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당분간은 관망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성희 기자 moonsh@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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