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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풍경] '별 일'과 '큰 일' 사이에서

"별 일 없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고 살고 있다"

뉴질랜드에 사는 어떤 한국인이 한 사이트에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현지에서 프라이머리 교사로 일한다는 그는 매일 자연에 묻혀 사는데 좀 재미가 없다는 푸념성 고백에다 '을지로서 치맥 먹고 한강에서 피크닉하던 때가 그립다는 추억을 얹어 사람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글을 읽은 대부분의 고국 사람들은 "여행만 다녀가세요"라고 잘라 말했다. 
그 중 인상적인 건 "별 일 없는 일상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 필요가 있다"는 어느 누리꾼의 점잖은 충고였다.

그렇다. 우리는 '별 일 없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고 살고 있다. 나도 최근에서야 그것을 알게 됐다. 

갑자기 한 쪽 눈에 허연 뭔가가 어리어리했는데 그로 인해 내가 악성 고혈압 환자이며 눈으로 풍이 왔다는 벼락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병원 가기를 무척 싫어하던 내가 스스로 대형 병원 응급실을 노크해 강제로 혈압을 떨궈주는 주사를 몇 대 맞고서야 광명을 되찾았고 안과 전문의의 협박(?)에 그 무서운 눈 주사까지 맞았다. 

설상가상 며칠 후에는 한 쪽 다리를 절뚝거리는 절름발이 신세가 됐다. 생전 처음 뇌 MRI와 MRA, 허리 엑스레이를 찍고 한방 침까지 맞는 '별 일'은 한 달 가까이 지속됐고 지금은 안과, 내과, 한의원을 순환 방문하고 있다.

'별 일'이 '큰 일'로 발전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위로의 말을 여기저기서 듣고 있는 중이다.



'별 일'은 정상적 상황에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할 지극히 돌발적인 사안이다. 내 몸에 최초로 풍이 들어온 일이나 나라를 뒤집어 엎을 만한 반칙과 특권 세력의 준동도 '별 일'에 속한다. 

문제는 현상을 파악 진단하지 못하고 방치했을 때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큰 일'이 난다. 내 몸과 내 나라의 혈관 속 피가 깨끗하게 순환하지 못하고 불순한 세균에 의해 오작동하는 사달이 나는 것이다. 

'별 일 없는' 게 고마운 일이라는 어느 누리꾼의 지극히 단순한 생활철학에 새삼 고개가 숙여지는… 
'별난' 2019년 가을 날, 낙엽은 시처럼 떨어지는데 "에고~ 내 다리야" 


[김홍조 시인]


한국경제신문 편집부 기자로 오래 일하고
2009년 계간 '시에'를 통해 시인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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