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의 배신으로 어처구니 없는 패전으로 남은 비수대전 (淝水大戰)
위·촉·오 삼국시대의 최후의 승자가 된 위(魏)나라의 영화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사마씨가 집권한 후로 황제의 힘은 미약해 지고 사마(司馬)씨가 세운 서진(西晉)도 몇대를 넘기지 못했다.
이후 중국대륙 북방에는 5개의 이민족들이 세운 16개국이 명멸하고 남쪽에는 서진(西晉)을 멸망시킨 동진(東晉)이 근근이 한족의 명맥을 유지하는 이른바 5호16국 시대가 시작됐다.
남쪽에 동진(東晉)이 자리하고 있는 동안, 북쪽에는 전조(前趙), 후조(前趙) 등 북방 이민족들이 세운 나라들이 일어나 흥한듯 싶더니 사라지곤 했다. 이 혼란스런 북방의 여러 민족을 정리하고 강력한 제국을 만든 사람은 저족의 영웅 전진(前晉)의 부견(苻堅) 이었다.
부견은 왕맹(王猛)이라는 뛰어난 재상과 함께 제도를 정비하는 등 내치에 힘쓰며 빠르게 전진을 안정시켰다. 그러나 부견은 남쪽에 있는 동진마저 정복하여 이른바 중원의 패자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왕맹을 비롯한 신료들의 반대로 실행에 옮길수가 없었다.
세월은 흘러 10여년이 지나자 부견은 동진을 정복할 야심이 가슴 속에서 가득 일어났고 정벌을 극렬히 반대하던 충신 왕맹도 타계해 버렸다.
부견은 천하통일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한화(漢化) 정책을 펼치며 한족과 정복한 이민족을 모두 받아들이는 등 세를 불려나갔다.
신하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전연의 모용수 부자를 장관으로 받아들이고, 전연 최후의 황제를 비롯해 전연의 왕공 모두에게 관직을 주는 가 하면, 구지와 전량의 장수들도 받아들여 나라의 요직을 맡겼다.
이렇게 천하를 다스린다는 야심에 빠진 부견은 마침내 신하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90만 대군을 일으켜 동진 정벌에 나섰다.
한편, 한족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동진은 국력이 나날이 쇄잔하여 국력을 한데 모아도 전진의 위협에 맞설까 말까한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도 효무제 휘하의 신하들은 국가의 안위는 안중에 없고 자기네 잇속만 챙기느라 정쟁에만 몰두하여 그야말로 지리멸렬한 상태였다.
전진의 침략 소식을 들은 동진은 국력을 탈탈 털어서 8만의 병력을 모았지만, 북방의 세력들을 하나둘 복속시키며 실전 경험이 풍부한 전진의 90만 대군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견은 대국의 아량을 보인답시고 한족 출신인 주서(朱序)를 사절로 삼아 항복을 권유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것이 부견의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비록 부견의 신하였지만 한족의 피가 흐르는 주서는 자신의 고국인 동진이 이민족에게 멸망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동진의 진영에 당도한 주서는 그를 맞은 사석(謝石)에게 전진의 전략을 누설했다.
"지금 전진의 90만 대군과 정면으로 맞선다면 필패입니다"
"나라고 그것을 모르겠소? 우리 동진의 국력이 이것밖에 안되니..." 사석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저에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어서 말씀해 보시오"
"부견왕에게 항복의사를 밝히고, 강건너 가서 항복을 할것이니 비수강에서 조금만 물러달라고 하십시오"
"그래서요~?" 사석의 낮빛이 바뀌었다
"전진군이 물러설 때 뒤를 치십시오. 그리고 그들 진영 곳곳에 우리편 첩자를 심어놓아 때에 맞춰 전진군이 패했다는 소문을 퍼뜨리도록 하세요"
사석의 얼굴은 밝아졌고 한줄기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드디어 동진이 항복하겠다는 뜻을 담은 문서가 전진에 전해지고, 부견은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내 기어이 천하를 통일하는구나. 왕맹 그대가 살아서 이 순간을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전진군은 동진의 요청대로 비수강가에서 물러나 후퇴를 진행했고 부견은 동진의 항복사절을 맞을 준비를 했다.
바로 그 때 말발굽 소리가 들리며 수백기의 동진군이 전진 진영으로 밀려들어와 후미를 치기 시작했다.
"뭐야? 대체 무슨 일이냐?"
부견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후미의 병력들이 혼비백산 하며 내빼기 시작했고 일순간에 전열이 무너졌다.
"동진군이 쳐들어 왔다"
"우리가 졌다"
때를 맞춰 전진 진영 곳곳에 숨어 있는 첩자들이 나팔수가 되어 패전정보를 퍼뜨렸다. 공포가 순식간에 전진 진영의 군사들에게 퍼지며 전진 군사들은 일제히 도망치기에 바빴다.
그야말로 전진 진영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도망치는 대열에 밟혀죽는 사람이 수천이나 되었다. 병력이 많은 것이 이 경우에는 반드시 잇점이 아니었던 것이다. 반나절도 안되서 90만 대군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부견의 주위에는 수천명 밖에 남지않았다.
부견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도 못한 채, 천하통일은 커녕 자신의 목숨부지에 급급하게 되었다. 그는 굵은 눈물방울을 흘리며 쫒겨가기에 바빴다.
"정녕 동진을 정벌하지 말라는 왕맹의 말이 옳았던 것인가?"
천신만고 끝에 사지에서 빠져나온 부견은 결국 돌아오는 길에 이번에도 자신의 신하였던 요장(姚萇)에게 붙들려 치욕을 당한끝에 죽임을 당했다. 천하통일의 꿈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비수대전의 참패로 좌절된 중원의 통일은 200년 후에 수(隋)나라의 양견에 의해 이루어진다. 어쩌면 진시황에 필적할 중원 역사의 위대한 황제가 될수 있었던 부견은, 어처구니 없는 수하들의 배신으로 참패와 죽음을 맞이한 비운의 주인공이 되버렸다.
최근 우리나라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여야 후보들이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인사를 규합하고 있다. 하지만 오직 세력 부풀리기에 급급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이나 삶의 철학과 맞지 않는 인사까지 주저않고 영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다양성과 포용력을 내세우지만, 양적인 크기에만 치우쳐서 생각과 경력도 전혀 다른 인사를 받아들이다 보니 소통도 관리도 되지 않아 벌써부터 이런저런 잡음이 들리기도 한다.
능력에 맞지 않는 이상만 내세우며 세력을 부풀리기 위해 무작정 많은 인력을 끌어모으다, 결국 수하들의 배신으로 패망하고 수하의 손에 잡혀 죽음을 당한 전진의 부견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 글의 내용은 산업경제뉴스와 무관한 필자의 의견입니다.]
■ 이완성 자유기고가ㆍIT전문가
STX중공업과 아남반도체 근무,
현재 IT컨설턴트로 활동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환경부는 9일 환경부 별관 회의실에서 봉제공장 등에서 발생한 폐원단 조각의 재활용체계 구축을 위한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방직·원단·시멘트업계 및 섬유 관련 협회와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앞서 환경부는 서울 4개 기초 지자체(종로·동대문·성동·도봉구청) 및 한국섬유자원순환협회와 함께 지난해 1월 업무협약을 맺고, 폐원단 조각을 물질재활용 중심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각·매립되던 폐원단 조각은 재질별 분리배출과 선별·재활용하는 시범사업을 통해 신발 중창, 자동차 흡음재, 보온덮개 등으로 탈바꿈된다. 이번 협약을 통한 시범사업은 기존 협약의 재활용의 범주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분리·선별된 폐원단 조각에서 솜을 생산하여 원사·원단 및 의류 제품 등의 원료로 사용하고, 일정 규격과 재질로 선별·가공된 중간가공연료는 시멘트사에 연료로 쓰인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한국섬유자원순환협회는 폐원단 조각의 분리·선별을 통해 협회 회원사 및 협약 당사자에게 원료 공급과 재활용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방직·원단 업계는 선별·가공을 통해 생산된 방직·원단 원료의 사용과 생산된 제품의 수출·판매를 지원하고,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재생에너지와 친환경차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미래폐자원의 안정적 관리체계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제품등자원순환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9월 9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폐배터리, 폐패널 등 미래폐자원의 회수·보관·재활용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지자체 중심의 순환이용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환경부는 먼저 거점수거센터의 취급 대상 품목을 대폭 확대한다. 기존에는 전기차 폐배터리와 태양광 폐패널이 중심이었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수소전기차의 연료전지, 풍력발전기의 주요 부품, 전기차의 인버터·모터·감속기 등 첨단 산업에서 발생하는 핵심 폐자원까지 포함된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미래폐자원의 안정적인 회수와 재활용을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폐기물 방치나 환경오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점수거센터의 설립 주체도 기존의 환경부 중심에서 지자체로 확대된다. 지자체가 직접 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지역 여건에 맞는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환경부는 제17회 자원순환의 날(매년 9월 6일)을 맞아 9월 5일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번 누리집은 일상생활에서 주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730개 품목에 대한 분리배출방법을 쉽게 설명하며, 분리배출 이후 재활용품의 수거와 처리의 전 과정까지 안내한다. 특히, 지역마다 다른 분리배출방법으로 인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검색자 위치에 기반하여 우리동네 배출 방법과 다양한 배출장소까지 통합하여 알려준다. 예를 들어 보조배터리를 검색하면 ‘전지수거함에 배출해주세요’라고 안내받을 수 있고, 검색자 주변의 가까운 전지수거함 위치를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누리집에서는 분리배출 질의응답을 통해 평소 궁금했던 분리배출 방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은 인터넷 주소창에 주소를 직접 입력하거나 인터넷 검색창에서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누리집’을 검색하면 이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이용자가 편리하게 누리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 스마트폰, 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에서 화면 크기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반응형 웹으로 개발했으며 시각장애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웹 접근성 기술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편리함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현대 문명은 필연적으로 폐기물 남발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되어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매립과 소각, 분리수거와 재활용 등의 해결책을 들고 나왔지만 그것만으로는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자국 내 처리가 불가능함을 깨달은 상당수 국가들이 채택한 방법은 재활용이라는 이름 아래 폐기물을 수출하는 것이다. 얼핏 자원의 선순환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방안이 실질적으로는 개발도상국의 환경과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국제 사회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폐기물 식민주의’라 불리는 이 관행은, 부유한 국가들이 자국 내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폐기물을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 떠넘기는 구조를 말한다. 이는 과거의 식민주의처럼 자원을 착취하고 피해를 외부화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 이 행렬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입장이다. ◆ 폐기물 수출은 환경 문제 아닌 사회 정의의 문제 한때 세계 최대의 폐기물 수입국으로 치부되던 중국이 2018년,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발효한 이후 흐름이 더욱 악화되기 시작했다. 중국이 환경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이른바 ‘플로깅’이 기업 ESG 경영의 대표적 실천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의 참여가 늘면서 상징적인 환경 캠페인으로 자리잡는 추세지만 그의 실질성을 둘러싼 의문도 여전하다. 참된 환경 운동에 대한 의지보다는 회사 이미지 구축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실제로 몇몇 기업은 자사 제품으로 인한 환경 피해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며, 플로깅을 ‘그린워싱’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 마케팅 효과에 치중하느라 환경 운동은 뒷전 지난해 9월, 글로벌 담배회사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은 환경재단과 공동으로 서울시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해피 쓰담 데이' 캠페인을 진행했다. 쓰레기 없는 하루를 축하하는 컨셉의 '해피 쓰담 데이' 캠페인은 필립모리스와 환경재단이 4년째 진행 중인 '쓰담서울'(담배꽁초 플로깅) 캠페인의 일환이다. 플로깅이라는 말에서 짐작하듯 이 행사는 시민들과 함께 꽁초를 수거하고, 휴대용 재떨이를 배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 보호의 의미를 되살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ESG 경영을 실천한다는 기업의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오는 9월 4일 서울 마포구 디엠씨타워에서 ‘2025 환경창업대전’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환경 분야의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올해 3월부터 진행된 대국민 공모를 통해 총 25개 팀이 선발됐으며, 이들은 아이디어 부문(예비창업자) 12개 팀과 스타기업 부문(업력 7년 미만 창업기업) 13개 팀으로 구성된다. 환경부는 이들에게 총 1억 8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환경부 장관상 등 주요 포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행사 당일에는 부문별 상위 4개 팀이 최종 경연에 참여한다. 이들은 전문 심사위원과 100여 명의 국민 평가단 앞에서 발표를 진행하며, 각 부문에서 대상 1팀, 최우수상 1팀, 우수상 2팀이 최종 선정된다. 최종 경연에 진출한 8개 팀은 다음과 같다. 아이디어 부문에서는 △엔비엘(NBL, 이종민) △디 오리진(The Origin, 심건우) △시더즈(CEEDERS, 이성우) △나노푸스(박진경), 스타기업 부문에서는 △워터베이션 △나노일렉트로닉스 △트윈위즈 △그리드큐어가 이름을 올렸다. 엔비엘은 고열·고압 없이 산업폐수의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2일 국내 기업 G.CLO사의 섬유탈취제 제품 ‘CERAVIDA FRESH’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과 이탈리아의 Carbon Footprint Italy(CFI)로부터 각각 탄소발자국 라벨을 동시에 수여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과 유럽연합(EU) 국가 간 제품 탄소발자국 상호인정이 실제로 적용된 첫 사례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친환경 인증 경쟁력 강화를 의미한다. 탄소발자국은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생산, 유통,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수치화한 것으로, 최근 EU는 ‘배터리 규정’, ‘에코디자인 규정’ 등을 통해 제품별 탄소발자국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들은 해외 인증을 위해 별도의 검증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이번 상호인정을 통해 국내 검증만으로도 EU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 되어 비용과 시간이 절감될 전망이다. 생기원은 지난해 11월 CFI와 탄소발자국 상호인정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번 사례는 해당 협정이 실제로 활용된 첫 번째 사례다. 기업은 국내에서 검증받은 탄소발자국 정보를 바탕으로 소정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상대국의 라벨도 사용할 수 있다. 산업부와 생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