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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PLUS

[코로나19] 종식돼도 경제위기 지속...장기화 땐 외환위기

한경연, 한은 등 연구기관의 부정적 전망 잇따라
정부정책 획기적 전환, 장기불황 대비한 재정여력 확보 목소리도



[산업경제뉴스 박진경 기자]  코로나19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경제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연구보고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이하 한경연)은 12일 '주요 경제위기와 현재 위기의 차이점과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전부터 한국경제체력은 쇠약해진 상태였으므로 위기의 충격은 매우 크며, 사태가 종식돼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회복기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도 12일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까지 코로나 확산을 막더라도 사태 종식 이후 갑자기 경제 상황이 급등하는, 소위 ‘V’자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 쇠약해진 한국경제,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에도 V자 반등 어려워


한경연은 이번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위기 이전 한국경제는 이미 기초체력이 약화되어 올해 1%대 성장이 예측되는 상황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실제 GDP갭(실질성장률 –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9년에 이미 –2.1%p까지 하락한 상태이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반영된 당시 GDP갭 –1.2%p(2009년)보다도 낮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로부터의 신속한 회복을 이룰 수 있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며, “코로나19 위기 없이도 이미 올해 1%대 성장이 예견된 바 있기 때문에 획기적 정책전환 없이는 현재의 감염위기 상황이 종식된다 하더라도 심각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세계교역 증가율 6%p 이상 감소할 수 있어

한경연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세계무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연은 코로나19의 충격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가정했을 때, 세계교역 증가율은 약 6% 포인트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과거 세계적 경제위기 시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되었던 사례를 들면서 이번 위기에도 각  국이 보호무역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거 위기 사례를 고려하면 관세율보다는 비관세장벽을 높이는 방식으로 보호무역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조경엽 실장은 “세계경제의 공급 및 수요 양 부문에 동시에 충격이 발생함에 따라 이번 위기가 세계무역에 미치는 파장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한 강도(强度)로, 더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므로 세계교역량 증가율 감소는 6%p 이상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 한국의 수출부문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선전하였는데 당시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여러 정책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아시아 독감, 홍콩 독감과 코로나19 비교

한편, 한국은행은 코로나 사태 영향을 가늠하기 위해 1957년 아시아 독감 사태와 1968년 홍콩 독감 사태 당시의 세계 경제상황을 분석했다.

한은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독감 사태 때는 전 세계에서 110만명이 숨졌고, 홍콩 독감으로는 50만~200만명이 사망했다. 이들 전염병의 국제적인 감염 사태는 산별적·국지적으로 1~2년간 이어졌다.

아시아 독감 사태 당시 주요국은 1~2분기 정도 성장세가 둔화된 이후 회복됐다. 홍콩 독감 사태 때도 확산세가 빠르게 진행되던 기간을 중심으로 1분기 정도 성장세가 둔화된 이후 회복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한은은 이번 코로나 사태는 그와 다를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두 차례 모두 최초 발생 이후 6개월 정도에 걸쳐 글로벌 확산이 진행된 반면, 코로나 사태는 2개월만에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과거 팬데믹 당시 인적·물적 교류가 지금보다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또, 과거 사례에서는 전염병이 주요국에서 시차를 두고 확산됐지만, 코로나19는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면서 "세계화에 따른 글로벌 연계성 강화, 도시화 및 정보화 진전 등으로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고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중국발 중간재 공급 충격에 글로벌 제조업들이 받는 부정적 영향이 2월부터 가시화되는 조짐이 보인다”며, "이 같은 실물 부문 충격이 장기화되면, 결국 국제 금융 시장 불안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전염병 확산을 빠른 시일 내에 막는다고 하더라도 충격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향후 전염병 확산이 2분기중 진정되더라도 금번 사태는 세계 경제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버금가는 수준의 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경제 심리와 경제 활동은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회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2차 확산이 발생하는 등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그런 기대도 어렵다면서 “(2차 확산 발생 시) 금년 중에는 주요국 경제활동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국 중간재 생산차질에 따른 공급망 훼손이 장기화되고, 기업 부도율이 높아지는 등 금융 불안 역시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재계 "정책기조 전환과 재정여력 확보" 강조

한경연과 한은 등 주요 연구기관의 부정적 전망 보고서가 잇따르자, 재계에서는 정부의 획기적 정책기조 전환과 재정여력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재의 위기를 견디고 코로나19 종식 이후 조속한 회복을 위해서는 정책기조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 종식 후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재정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므로 재정여력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두 번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재정의 지속적 역할이 필요한 데 이를 위해서는 재정의 재구조화를 통해 재정여력을 확보하고 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재정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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