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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기업공헌활동

그린워싱에 울고 웃는 기업들… 이것만은 꼭 챙겨야

녹색 가면을 쓴 마케팅, 소비자 기만하는 그린워싱 실태



[산업경제뉴스]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소비를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기업들의 친환경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지만, 동시에 그린워싱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으면서도 마치 환경을 보호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는 소비자를 오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어 최근 강력한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이 아직 그린워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일부 기업들은 특별한 경각심 없이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실제 환경 보호 효과가 없는 제품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신뢰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에도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 국내 기업 절반은 그린워싱 잘 몰라도 태연자약
그린워싱은 특히 온라인 광고 및 마케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웹사이트, SNS,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친환경성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진행하지만, 실제로는 과장된 표현이나 근거 없는 주장으로 소비자를 오도하는 경우가 많은 것.

지난 4월 30일, 한국소비자원이 급증하는 온라인 소비에서의 부당광고 방지를 위해 실시한  1분기 광고 모니터링 결과 총 168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97건에서 그린워싱이 발견된 것이 그를 잘 보여준다. 특별한 근거 없이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한 경우인데, 적발 기업 상당수는 이를 단순한 마케팅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소비자원의 분석이다.



그린워싱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지만 그렇다고 사태의 심각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로 인한 법적제재는 물론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더 심하지만 대기업이라고 해서 이에 대한 경각심이 특별히 더 강한 것은 아니란 게 문제다. 지난해 9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그린워싱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 그린워싱 기준에 대한 인지도를 묻는 질문에 ‘잘 몰랐다’고 대답한 기업이 전체의 45.0%를 차지했을 정도로 국내 기업들의 대처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전담 부서 인력과 관련해 ‘두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6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을 만큼 이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러니 앞으로도 이에 대한 별도 대응 계획을 지니지 않고 있는 기업이 41%에 달한 것 아닐까. 너무도 여유로운 모습이지만 그러기엔 현재의 사정은 너무도 촉박하다. 

◆ 솜방망이 처벌이 보여주는 국내 그린워싱 규제
그린워싱으로 인한 기업 부담 증가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강화되는 규제만 봐도 예측가능한 사안이다. 세계 각국에서 그린워싱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고 이를 위반 시 따라붙는 제재의 정도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올해 ‘그린 클레임 지침(Green Claim Directive)’을 도입하여 기업이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홍보할 때 반드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지침은 EU 내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EU 역외 기업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수출기업들도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미국도 별다르지 않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그린 가이드(Green Guides)’를 개정하여 환경 관련 광고 규제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월마트는 합성 섬유 제품을 ‘대나무로 만든 친환경 제품’이라고 광고했다가 3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소비자를 오도하는 환경 마케팅이 법적제재를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호주 또한 ‘환경 및 지속가능성 주장’ 지침을 발표하여 기업들이 환경 관련 용어를 사용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위반 시 최대 5천만 호주 달러(약 450억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게 해 그린워싱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 중이다.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해외와는 달리 우리는 그린워싱에 관대한 게 사실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환경부의 ‘환경성 표시 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환경 관련 표시 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을 통해 허위 친환경 광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지만 처벌 수위는 미미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그린워싱 조사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내려진 그린워싱 처분은 총 1만 62건이었다. 이 가운데 1만 13건(99.5%)에 대해 행정지도가 내려졌다는 것. 행정지도는 일종의 권고로 아무런 강제력이 없고 기업이 따르지 않아도 돼 수위가 가장 낮은 징계로 꼽힌다. 사실상 그린워싱으로 인한 처벌이 없다는 뜻이다. 

◆ 강화되는 글로벌 규제 피하려면 준비 서둘러야
터무니없이 미약한 처벌이 그린워싱 창궐을 부추긴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국내에서 그린워싱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 1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ESG 강연&토크’ 역시 그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국내외 그린워싱 사례와 규제에 따른 국내기업의 영향과 향후 대응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근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기업들도 그린워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며 "기업의 실무자들은 그린워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추고 실무에 임함으로써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기업들이 그린워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 않음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그 근거를 밝힌 이가 조성문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품사후관리실장이다. 그는 "2020년 총 110건이었던 그린워싱 적발 건수가 2024년에는 2528건까지 증가했으며 적발 제품군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기업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자료 없이 판매 중인 제품이나 경영활동이 실제보다 환경에 더 좋거나 덜 해로운 것처럼 보이도록 주장하거나 주요 정보를 생략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기업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기업 담당자들은 EU 그린클레임 지침의 경우 EU 내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수출기업도 적용대상이 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며 그린워싱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지만 그 공감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지속가능성을 위한 진짜 변화만이 기업 살릴 것-
미흡하게만 여겨졌던 국내 기업들의 입장에 변화가 생기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인식 변화에 어울리는 대응책 마련이 없다면 달라질 건 아무 것도 없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그린워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기업들이 친환경적 마케팅을 펼칠 때 반드시 과학적 근거를 갖추고 소비자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우선, 제품의 친환경성을 주장할 때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하고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홍보해야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규제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도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EU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기업의 환경 관련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에 맞춰 내부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각국의 법적 기준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부합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을 실천해야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허위 친환경 광고가 반복되면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이 선택해야 할 길은 명확하다. 단기적인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친환경 경영을 통해 장기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쌓고 규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역시 이러한 흐름을 대비해야 하며, 단순한 친환경 마케팅이 아닌 실질적인 지속가능 경영이 필수적인 시대가 오고 있다. 갈림길에 놓인 기업들이 할 일은 명확하다. 진정성 있는 친환경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내는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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