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로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70% 이상 적은 전기로 확대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설비다. 사진은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사진=현대제철]](http://www.biznews.or.kr/data/photos/20251146/art_17627563364224_392ca1.png)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탄소배출권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전통적인 고로(용광로) 중심의 생산 체제에서 벗어나 전기로 중심의 친환경 공정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설비 변경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현대제철은 최근 전기로와 고로를 결합한 복합 공정을 본격 가동하며, 고급 강재 생산과 탄소 저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포스코 역시 2026년을 목표로 첫 전기로 상업 생산을 준비 중이며, 수소환원제철 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미래형 친환경 제철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23년 전기로 재가동 계획을 밝힌 지 2년여 만에 현실화되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변화는 정부의 탄소배출권 규제 강화와 글로벌 ESG 경영 기조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비롯됐다. 특히 전기로는 고로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약 70% 이상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환경 규제 대응뿐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 전기로 확대, 산업 구조 전환의 신호탄 되나
전기로는 철스크랩(고철)을 고온의 전기로에서 녹여 철강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반면 고로는 철광석과 석탄을 원료로 사용해 고온에서 용융시켜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설비와 높은 탄소 배출량이 특징이다.
전기로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탄소 배출 저감 효과다. 고로 공정이 석탄을 기반으로 하는 반면, 전기로는 전기를 열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히 낮다. 또한 생산량을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설비 투자 측면에서도 고로에 비해 초기 비용이 낮아, 중소형 제철소나 신흥국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다만 전기로는 고급 강재 생산에 있어 일정한 한계를 지닌다. 철스크랩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고순도 강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정련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력 수급 안정성과 에너지 비용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핵심 부자재인 전극봉의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안정성 확보와 국산화가 과제로 남아 있다.
전기로 비중을 놓고 보면, 한국은 전체 철강 생산의 약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미국은 약 70%에 달하며, 대표 철강사인 뉴코어(Nucor)는 전기로 기반의 미니밀(mini-mill) 체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튀르키예와 이란 역시 전기로 중심의 철강 생산 체제를 구축해 지정학적·환경적 이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주요국들이 전기로 중심으로 전환을 마친 반면, 한국은 여전히 고로 중심의 대규모 제철소가 산업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전기로 확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 전기요금 부담 덜려면 요금 감면, 완화 등 비용 지원책 뒤따라야
경쟁국에 비해 조금 늦은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철강업계 도처에서 전기로 도입과 관련된 움직임이 발견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국 철강업계의 주춧대감인 포스코는 전기로 도입을 단순한 설비 전환이 아닌, 수소환원제철 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친환경 철강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포스코 뉴스룸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기로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고급 강재 생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전극봉 국산화 시제품 테스트에 성공하며, 핵심 소재의 공급 안정성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 6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전기로 신설로 공사에 들어갔다. 본격 가동 시기는 2026년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전기강판공장 전경. [사진= 포스코홀딩스]](http://www.biznews.or.kr/data/photos/20251146/art_17627563703552_d63219.jpg)
현대제철의 행보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현대제철은 전기로와 고로를 결합한 복합 공정을 통해, 고로의 품질과 전기로의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활용한 고급 강재 생산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며, 향후 수소 기반 제철 기술과의 연계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 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 추진예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미국 전기로 제철소를 짓기 위해 지난 6월 설립한 미국 법인에 첫 자본금을 투입하면서 2029년 본격 가동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간 전기로 확대를 꾀하면서도 고품질 철강 확보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미적대던 업계였다. 그러나 탄소중립의 기치가 드세지면서 친환경 설비 도입의 필요성이 강조된 데다 기존의 고로 중심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전기로 증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그것이 철강업계만의 힘으로는 가능할 수 없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뿐 아니라 정책적 지원, 전력 인프라 안정성 확보, 핵심 소재의 국산화 등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연적인 산업 전환 흐름에 발맞춰 정부도 철강업계의 친환경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발표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에는 고로 중심의 생산 체제를 전기로 및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성이 담겼다. 특히 범용재 중심의 과잉 설비를 줄이고, 고부가가치·저탄소 제품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연산 30만 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실증 기술을 개발하고, 2035년에는 이를 250만 톤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2050년까지는 기존 고로 11기를 수소환원제철 설비 15기로 전환하는 장기 로드맵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수출기업을 위한 금융 지원과 보호무역 대응책도 마련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방향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전기로는 고로보다 전력 소비가 많아 전기요금 부담이 크지만, 정부 발표에는 산업용 전기요금 감면이나 피크요금 완화 등 구체적인 에너지 비용 지원책이 빠져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중견 제강사들은 야간 조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자가발전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중소형 업체들은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삼성중공업이 미국 친환경 에너지 스타트업 아모지(Amogy)와 전략적 협력 계약을 맺고, 암모니아 기반 발전장치 ‘암모니아 파워팩’의 국내 독점 위탁생산에 나선다. 삼성중공업은 10일 아모지와 암모니아 파워팩의 국내 제조 및 생산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최소 3년간 아모지 제품의 국내 독점 생산권을 확보하게 된다. 암모니아 파워팩은 암모니아에서 추출한 수소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로,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발전 시스템이다. 선박용 발전기뿐만 아니라 육상용 발전기에도 적용 가능해 청정 동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월 아모지와 선박용 차세대 암모니아 발전시스템 개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테스트 기준과 프로토콜 개발, 제조 장비 및 공급망 구축 등 협의를 이어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아모지의 육상용 크래킹(Cracking) 모듈 양산 및 최적화에도 협력하며, 거제조선소 내 암모니아 실증 설비를 연말까지 증설해 제품 생산과 검증에 활용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위탁생산은 2026년부터 시작된다. 이호기 삼성중공업 친환경연구센터장은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식음료, 뷰티 등 유통업계가 가을시즌을 보내며 김장봉사에 환경정화, 각종 기부 활동 등 다방면에 걸친 ESG 경영을 최근까지도 펼친 것으로 알려져 훈훈함을 다하고 있다. 이는 유통업계의 리딩기업으로서 영리 활동과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 이행하려는 행보여서 눈길을 끈다. 동서식품, 다문화·한부모 가정과 함께하는 김장 봉사활동 진행 동서식품(대표 김광수)은 지난달 28일 서울시 마포구 대흥동주민센터에서 다문화·한부모 가정과 함께하는 김장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번 봉사는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직접 김장을 준비하기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전하기 위해 기획됐는데, 이날 동서식품 직원들은 다문화 및 한부모 가정의 어머니들과 함께 김치를 담갔으며, 완성된 김치를 지역 내 취약계층 가구에 전달했다. 이외에도 동서식품은 매월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직원 봉사활동은 물론, 임직원들이 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부 플랫폼을 운영하고 매칭 그랜트로 함께 하는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매일유업, ‘카카오같이가치’와 재난지역 어르신 위한 기부 캠페인 실시 매일유업(대표 김선희, 곽정우, 이인기)은 카카오의 사회공헌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현대로템이 이집트 신행정수도에 도입이 예상되는 수소전기트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이집트 뉴카이로 소재 국제전시센터(Egypt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 EIEC)에서 열리는 현지 최대 교통물류 전시회 ‘TransMEA(Smart Transport, Infrastructure, Logistics & Traffic for the Middle East & Africa) 2025’에 참가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브랜드 ‘HTWO’와 연계해 ‘수소 밸류 체인(Value Chain)’을 주제로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이집트 정부가 수도 카이로 동쪽에 약 700㎢ 규모로 조성 중인 신행정수도에 수소전기트램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현대로템은 상용화된 수소전기트램 기술과 인프라 구축 역량을 앞세워 선제적 영업 활동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관람객들이 수소전기트램을 보다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피라미드, 스핑크스 등 이집트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한 가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삼성E&A가 새로운 그린수소 생산 솔루션 ‘컴퍼스H2-P(CompassH2-P)’를 출시하며 글로벌 수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삼성E&A는 5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아디펙(ADIPEC) 2025’에서 업계 최초 100MW 규모의 양이온 교환막(PEM) 기반 수전해 솔루션 ‘컴퍼스H2-P’를 공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선보인 알카라인 수전해(AEC) 기반 ‘컴퍼스H2-A’의 후속 제품으로, 고압(30barg)∙고순도(99.9995%) 수소 생산이 가능하며, 플랜트 부지 효율성도 개선됐다. 이번 출시로 삼성E&A는 넬(Nel)과 함께 알카라인과 PEM 수전해 기술을 모두 확보하게 됐으며,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이 가능해졌다. ‘컴퍼스H2’는 타당성 조사부터 EPC(설계∙조달∙시공), 품질 보증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며, 통합 성능까지 보장하는 경쟁력을 갖췄다. 삼성E&A는 이번 행사에서 지다라(GIDARA), 존슨 매티(Johnson Matthey), 하니웰 유오피(Honeywell UOP)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공동 개발 중인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솔루션도 소개하며 협업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탄소중립을 향한 전사회적 여정이 한창인 가운데, 각계각층의 동참이 줄을 잇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건축이다. 조금은 의외인 듯 하지만 넷제로 사회의 구현에 있어 필수적인 것이 바로 건물이다. 건물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2050 탄소중립 목표를 향한 건축 혁신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와 기업의 기술 개발,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맞물리며 친환경 건설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도시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 탄소 없이 지어진 집, 도시를 바꾸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12월 30일 고시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기준’ 개정안(국토교통부고시 제2024-893호)을 통해, 2025년 6월 30일부터 연면적 1000㎡ 이상 또는 30세대 이상 신축 민간 공동주택에 대해 ZEB 5등급 인증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공공건축물 중심의 정책에서 민간으로 확대되는 첫 사례로 친환경 건축이 법적 기준으로 자리잡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ZEB(zero-energy building, 제로 에너지 빌딩)는 고단열·고기밀 설계, 고효율 설비,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연간 에너지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국내 저탄소 철강 생산 경쟁력이 열위로 평가되는 가운데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 4개사의 지난 5년간 온실가스 감축이 부진해 저탄소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시선을 모으고 있다. 3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기후넥서스가 철강기업 기후행동 지수 종합평가 결과를 공개한 것인데, 이에 따르면 철강사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이 저조해 탄소중립 이행 체계 강화와 저탄소 투자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 기후행동평가’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만 톤 이상인 철강 제조업체 4개사를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탄소중립 이행을 평가했다. 이들 4개 업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234만 톤으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14.8%에 달한다. 철강업종 특성을 고려한 지표를 통해서 평가한 결과, 세아베스틸이 100점 만점 중 64점으로 가장 높아 ‘보통’의 기후행동지수를 나타냈다. 동국제강은 51점, 포스코는 48점으로 각각 ‘미흡’ 수준에 해당했다. 현대제철은 39점으로 ‘매우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80점 이상 ‘우수’에 해당하는 기업은 없었다. 평가 영역은 책임성(온실가스 배출량), 효과성(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GS칼텍스가 남해화학과 손잡고 탄소 감축을 위한 혁신적인 에너지 전환에 나선다. 양사는 지난 10월 31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무탄소 스팀 도입·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월 3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2월 양사가 체결한 업무협약의 연장선으로,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유휴 황산공장을 재가동해 생산한 무탄소 스팀을 GS칼텍스 여수공장에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LNG 연료 기반의 스팀을 대체함으로써 연간 약 7만tCO₂eq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GS칼텍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황을 남해화학에 공급하고, 남해화학은 이를 원료로 황산을 생산한다. 황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열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스팀을 생산, 다시 GS칼텍스에 공급하는 구조다. 양사는 2027년 실거래를 목표로 내년 초부터 스팀 배관 건설, 황산공장 개조 및 황산탱크 신설 등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전사 협업 회의체인 ‘비즈니스 카운실(Business Council)’을 통해 여수공장의 저탄소 에너지원 전환을 논의하던 중, 유황을 활용한 황산공장을 통해 무탄소 스팀 생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