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국내 산업계 리딩기업들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한국전력이 탄소중립시대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본격적인 수소산업과 분산에너지 시대에 대처하기 위한 행보로 분주하다.
먼저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 산업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와 국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소 산업 확대 노력의 일환으로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5’에 참가해 수소 분야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졌는가하면,
한국전력은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분산 에너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초로 ‘장기 배전 계획(2028년까지)’을 수립하고 이를 하반기에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임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아호이(AHOY)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5(World Hydrogen 2025 Summit & Exhibition)’에 참가해 수소 분야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는 수소 산업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와 국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소 산업 확대 노력의 일환인데, 올해로 6회째인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은 수소 관련 모빌리티·생산·인프라·규제·투자 등의 주요 안건을 다루는 세계 최대 규모 수소 산업 박람회로, ‘Summit(회담)’과 ‘Exhibition(전시)’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특히 130여 개국 정부 관료 및 500여 개 기업 관계자 등 총 1만5000여 명이 참석해 수소 경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새로운 협력과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5’에서 회담 및 전시 두 부문에 모두 참가해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업 현황을 알리고 수소 산업 발전 가속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한편,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공동 의장이기도 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21일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5’ 내 행사로 열린 IHTF(International Hydrogen Trade Forum) 회의에 참여했다.
이날 회의 및 패널 토론에서는 ▲지정학적 변화가 각국의 수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 ▲수소 무역 및 투자 촉진을 위한 실행 방안 ▲리드마켓 활성화 방안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장 부회장은 “인플레이션과 저성장 등 외부 환경 변화로 글로벌 수소 경제 확산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탈탄소는 거부할 수 없는 큰 흐름이라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도 수소 가격 경쟁력 확보 및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안정적인 수소 가격 유지에 따른 수요 확대, 글로벌 공급망 활성화라는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 각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울러 국제적으로 모든 국가가 사용할 수 있는 청정수소 인증시스템과 상호 평가 표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부·기업 관계자들은 ▲각국 수소 정책 이행을 통한 금융 지원 및 인센티브 강화 ▲수소 수출·수입국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지리적 혜택 및 산업 경쟁력 방안 논의 ▲지속가능한 제품 및 인프라 개발 등 글로벌 무역 파트너십과 공급망 강화를 위한 세 가지 공동 실천 분야를 도출했다.
장 부회장은 “향후 수소 경제 전환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규모의 확대(Scale-up)’와 ‘표준화(Standardization)’”라며 “수소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규모 확대가 필요한 시점에서 표준화를 통해 수소 산업 전체를 견인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5’ 전시장에 부스를 마련하고 ▲항만 탈탄소 및 청정 물류 사업 현황 ▲현대차그룹 수소 사업 디오라마 및 연료전지시스템 목업 전시 등 다양한 수소 관련 기술과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나아가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통합 솔루션 제공과 함께 외부 파트너십 구축을 가속화하며 수소 사업 브랜드인 ‘HTWO’를 수소 사업확장을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한국전력은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분산 에너지 시대 대응을 위해 최초로 ‘장기 배전 계획(2028년까지)’을 수립하고 이를 하반기에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장기 배전계획은 작년 시행된 분산 에너지법에 따라 수립되는 최초의 법정 배전 계획으로 3년 이하 단기 중심이던 기존 계획과 달리 지역별 전력 수요와 분산 에너지의 향후 장기 보급 전망을 반영한 5년 단위의 종합적인 계획이다.
한전은 이를 위해 2024년 10월부터 전국 173개 지자체와 협력해 배전망 연계 분산 에너지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현재 약 26GW(전체 발전원의 17%) 수준이던 분산 에너지가 2028년에는 약 36GW(전체 발전원의 20%)로 약 40% 증가해, 기존의 전기사용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발전사업자도 배전망을 이용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배전망에 연계된 분산 에너지의 약 95% 이상은 태양광으로 주로 호남권에 집중돼 있지만, 앞으로는 영남권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이를 고려한 전력망 운영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지역별 상황에 맞는 배전망 증설과 운영계획 수립이 필요함에 따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분산에너지 확대 전망을 반영하고 올해 상반기 중 장기 배전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어 하반기에는 지역별 배전망 증설 정보와 운영 강화 방안, 신산업·분산에너지 활성화 등 주요 추진 정책을 함께 대외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급격히 변화하는 에너지 환경과 분산형 전원 확대에 대응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안정적인 배전망 운영 체계를 구축해 전력 공급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전은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며,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사용하는 분산형 전력 시스템 기반을 마련해 국민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기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