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가운데 iM증권 리서치센터가 관련된 보고서를 내놔 주목을 받고 있다.
전유진 연구원이 지난 17일 ‘에너지 헤게모니 변화, 그 중심에 있는 천연가스’라는 보고서를 공개한 것인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전 연구원이 제시한 투자 유망종목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 급증하는 전력 수요, 누가 메꿀 것인가?
전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5년 및 10년 동안 평균 2.0~2.5% 그쳤던 글로벌 전력수요는 2024~2025년 각각 4.0% 내외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전기화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AI 등의 확대에 따른 영향이며 향후 그 확산 속도에 따라 전력수요 증가율은 추가 상향될 여지가 농후하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부터 과거보다 훨씬 가파르게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어떤 에너지원이 메꿀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글로벌 신규 에너지원의 대부분은 사실상 재생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는데, 그 발전비중이 늘어날수록 덕커브 현상이 커질 수밖에 없어 이 같은 간헐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연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진다는 것.
그러나 전통적 기저전원인 석탄발전은 점차 폐쇄나 축소되는 추세고, 주요국의 원전 활용도가 재차 높아지고는 있으나 기존 원전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신규 원전 건설에는 약 8~9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차세대 원전 SMR 상업가동도 빨라야 2030년 초반에나 가능하기에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타이밍이 적절치 않다.
■ 여러 난관들을 해결해 줄 희망은 ‘천연가스’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부터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여러 난관들을 해결해 줄 희망은 천연가스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판단이다.
즉, 다른 발전원들 대비 가스발전소는 ▲건설기간이 약 2~3년으로 짧아 단기에 전력수요 대응이 가능하고, ▲미국/카타르 등의 LNG 수출 증가로 인한 구조적 공급과잉 국면으로 연료비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 근거한다는 것.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신규 가스발전소의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독일은 향후 8년 내 수소발전소 전환을 염두에 두고 신규 가스발전소를 건설 중에 있다.
또 석탄 의존도가 절대적인 중국의 경우도 현재 가스발전 비중이 3% 남짓에 불과하나, 러시아와의 PS-2 파이프라인 가동 이후에는 천연가스 도입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가스발전의 입지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천연가스로 모이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의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데이터센터 업체와 원전 운영업체들의 협력 움직임이 눈에 띄는데, MS-Constellation Energy, Amazon-Talen Energy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에너지 시장 전체 밸류체인 측면에서 봤을 때 업스트림(오일메이저) 및 다운스트림(유틸리티) 업체들의 움직임은 사뭇 다르다. 물론, 유틸리티 업체들 역시 중단했던 원전 가동을 재개하며 과거보다 의존도를 높이고 있으나, 보다 더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천연가스 역할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대표적으로 Vistra, Duke Energy, Entergy 모두 공통적으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해소할 수 있는 Peak Plant로서 가스발전의 역할을 강조하는 동시에 신규 가스발전소 건설 또는 석탄발전소의 전환 등을 통해 최근 가스발전 용량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스트림인 오일 메이저 업체 역시 유사하다. 2015년 이후 화석연료 투자를 축소해왔던 이들은 2021~2022년 기점으로 투자를 다시 확대하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원유보다는 천연가스로 그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원유 수요의 정점이 시기의 문제일 뿐 방향성은 분명하다는 점에 메이저 업체들 모두 동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원유 투자는 줄여가는 반면, 향후 발전원 중심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천연가스, 특히 LNG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오일메이저 업체 중에서도 지금까지 원유에만 집중하던 사우디 Aramco의 최근 LNG 사업 진출은 에너지 산업에서 천연가스로의 헤게모니 전환을 암시하는 가장 큰 시그널로 해석된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판단이다.
■ 어부지리로 최대 수혜 누릴 Midstream 업체에 주목해야
이어 지금까지 천연가스 시장에서는 업스트림 부문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미드스트림 역할 확대가 예상돼 이들에게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드스트림은 대부분 처리하는 물량에 대해 fee-based 이익을 수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격(P)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물량(Q)이 이익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양쪽에서 천연가스 생산 및 수요가 증가하는 앞으로의 상황은 미드스트림 업체들에게 어부지리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판단이다.
실제로 Kinder Morgan, ONEOK 등은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최근 천연가스 공급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힌바 있어 이미 그 수혜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는 것.
전 연구원은 “국내는 SK가스가 24년 KET와 울산GPS 등의 신사업 본격화로 이익 체력이 레벨업될 뿐만 아니라, LPG트레이딩으로 이익 변동성이 컸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수 있다”며 최선호주로 꼽았다.
더불어 “해외 기업으로는 미드스트림 업체 중 이익 체력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ONEOK, 미국 최대 LNG 수출터미널 운영 업체인 Cheniere Energy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