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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 에너지

석유 수요 다시 증가 추세.. 한국, 에너지 전략 재정비 시급

아시아 신흥국 경제회복이 석유 수요 증가 불러
정책과 현실 사이 간극 메우기 위한 전략적 조율 필요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세계 에너지 수요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친환경 전환과 탄소중립을 향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도 석유에 대한 의존은 여전히 강력하며, 주요국의 산업·운송·경제 회복이 그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한국을 포함한 석유 소비국들에게 에너지 전략의 재점검을 요구하고 있으며, 중장기적 구조 전환과 단기적 수급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하루 평균 석유 수요 1억 514만 배럴, 전년 대비 130만 배럴 증가

이러한 흐름은 최근 발표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월간 석유시장보고서(MOMR)를 통해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하루 평균 세계 석유 수요는 1억 514만 배럴에 달한다. 이는 2024년의 1억 384만 배럴에서 130만 배럴 증가한 수치로 OPEC은 이 같은 증가가 글로벌 경기 회복과 운송·산업 부문의 활동 재개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제 회복이 석유 수요 증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인도 등 비OECD 국가에서는 제조업과 물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항공, 해운, 화물 운송 부문에서 석유 소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여기에 주요 소비국들이 정제시설의 가동률을 높이며 석유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산업용 석유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수요 확대는 에너지 전환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석유 기반 인프라에 대한 의존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기차와 재생에너지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항공기나 선박, 석유화학 산업 등에서는 석유가 여전히 핵심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즉, 에너지 구조가 완전히 바뀌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그 과도기적 특성이 석유 수요를 유지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OPEC은 이 같은 수요 흐름을 반영해 10월부터 하루 13만7천 배럴 증산을 결정했다. 이는 낮은 재고 수준과 건전한 수요 펀더멘털을 반영한 조치로,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공급 조정이 수요 증가와 맞물리면서 국제 유가의 향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해운·석유화학 등 석유 기반 산업 구조적 전환 단기간에 힘들어

세계 석유 수요가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은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국제 유가의 변동이 곧바로 물가와 무역수지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수요 증가가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산업계는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 물가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 탄소중립을 향한 정책 추진과 석유 수요 증가라는 현실 사이의 괴리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전기차 보급 확대, 수소경제 육성, 재생에너지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항공·해운·석유화학 등 석유 기반 산업의 구조적 전환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로 인해 정책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전략적 조율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이 직면한 에너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 수급 안정과 중장기적 구조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전략비축유의 효율적 운영과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국제 유가 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하며, 에너지 가격 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해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석유화학과 운송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가속화하고, 고효율 기술을 확대 적용해 에너지 소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기반을 확대하고, 국내 정제·유통 인프라를 디지털화함으로써 에너지 공급망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 협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자원 외교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하고, 탄소국경세 등 글로벌 규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외교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대한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석유 수요의 재증가는 단순한 경기 회복의 신호를 넘어, 에너지 정책의 복잡성과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한국은 수요 증가의 파고 속에서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단기적 대응과 중장기적 구조 전환을 병행하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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