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이유린 기자]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집은 단순한 주거지로서의 개념을 넘어 최근에는 ‘넷제로(Net-Zero)’를 실천하는 가장 작은 단위의 전쟁터라는 인식이 크기를 키워가고 있다. 집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가 속속 등장한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중 약 20%는 건물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대표적인 한국의 주거공간인 아파트가 건물 중 64%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아파트 등의 주거 공간이 탄소 감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이 말대로라면 아파트 등 주거 공간에서 거주하는 이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상당한 양의 탄소배출 효과를 맛볼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 산재해있다.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기존 아파트의 한계다.
탄소저감의 고려 없이 설계된 기존 아파트는 대부분 단열 성능이 낮고, 냉난방 설비가 노후화되어 에너지 소비 효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더 많은 양의 전력을 요구하는 구조다. 불가피하게 에너지 낭비를 범하게 된다는 뜻으로 조사에 따르면 2000년 이전에 준공된 아파트는 같은 면적을 기준으로 신축 아파트보다 30~40%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에너지 낭비는 결국 관리비 상승을 넘어 더 많은 탄소 배출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된다. 단순한 경제적 부담을 넘어 지구의 허파를 헐떡이게 만드는 주거 공간의 비효율성에 저항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탄소중립 아파트다.
◆ 에너지 소비 최소화하는 탄소중립 아파트 속속 등장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잔여 배출량은 재생에너지 생산 등으로 상쇄함으로써 연간 탄소 배출량을 ‘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주거 형태를 의미하는 탄소중립 아파트가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2010년대 중반 처음으로 개념 정의에 나서면서부터 등장한 탄소중립 아파트가 실제로 생활 속 주거 공간으로 거론된 것은 불과 2,3년 전의 일인 때문이다. 스마트에너지 관리 시스템과 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춘 아파트 단지의 시범 등장이 그것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기반 아파트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엄밀한 의미의 탄소중립 아파트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에너지 절감에 따른 탄소배출 최소화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보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탄소중립 아파트의 본격적인 부상은 정부가 아파트를 포함한 30세대 이상 민간 공동주택에 대해 제로에너지건축(ZEB) 기준을 의무화하면서부터다. 이는 탄소중립 아파트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이후 탄소중립 아파트가 본격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
탄소중립 아파트의 정의를 가장 충실하게 구현한 울산 북구 율동지구의 ‘수소연료전지 기반 탄소중립 아파트’는 국내 최초로 수소에너지를 열원으로 활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단지는 수소연료전지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전체 437세대의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하고 있으며, 입주민들은 온실가스 배출 없이 실질적인 ‘넷제로’ 생활을 실현하고 있다.
◆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거주 쾌적성 측면에서도 큰 차이
지난 6월 30일부터 제로에너지 건축물(ZEB) 인증 의무화가 민간 아파트로 확대되면서 탄소중립 아파트의 등장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주거민들의 삶 역시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언급했듯 기존 아파트는 단열 성능이 낮아 여름철에는 냉방 비용이, 겨울철에는 난방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다. 열 보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창호와 외벽의 노후화로 인해 열 손실이 적지 않고 개별 보일러나 중앙난방 방식의 구조 역시 낮은 에너지 소비 효율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탄소중립 아파트는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고성능 단열재와 삼중 유리창, 고효율 냉난방 설비 등의 기술 적용이 그를 보장하는 장치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지열 등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설비와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에너지 낭비를 차단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관련 사업의 활성화와 함께 기술력 발전도 큰 폭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앞날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탄소중립 아파트의 도입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2025년부터 신규 건축물에 대해 ‘제로에너지건축물(ZEB)’ 5등급 이상 확보를 의무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관련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지자체들이 사업 확대의 의지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탄소중립 아파트가 단순한 미래 기술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유일한 주거 해법이라고까지 일컬어지지만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그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아직은 체계를 잡지 못한 때문이다.
한 건설회사 임원은 “기존 아파트에 대한 리모델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만한 세제 혜택이나 인센티브도 미비한 것이 사실”이라며 관련 사업 확장의 애로를 토하기도 했다. 덧붙여 고비용 구조, 입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 제도적 유인의 부재 등은 탄소중립 아파트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더했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탄소중립 아파트를 향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 분명하다. 탄소중립 아파트는 단순히 전기요금을 줄이는 경제적 선택이 아니라, 환경 책임과 공동체 윤리를 실현하는 미래형 주거 모델이기 때문이다.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오는 9월 4일 서울 마포구 디엠씨타워에서 ‘2025 환경창업대전’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환경 분야의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올해 3월부터 진행된 대국민 공모를 통해 총 25개 팀이 선발됐으며, 이들은 아이디어 부문(예비창업자) 12개 팀과 스타기업 부문(업력 7년 미만 창업기업) 13개 팀으로 구성된다. 환경부는 이들에게 총 1억 8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환경부 장관상 등 주요 포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행사 당일에는 부문별 상위 4개 팀이 최종 경연에 참여한다. 이들은 전문 심사위원과 100여 명의 국민 평가단 앞에서 발표를 진행하며, 각 부문에서 대상 1팀, 최우수상 1팀, 우수상 2팀이 최종 선정된다. 최종 경연에 진출한 8개 팀은 다음과 같다. 아이디어 부문에서는 △엔비엘(NBL, 이종민) △디 오리진(The Origin, 심건우) △시더즈(CEEDERS, 이성우) △나노푸스(박진경), 스타기업 부문에서는 △워터베이션 △나노일렉트로닉스 △트윈위즈 △그리드큐어가 이름을 올렸다. 엔비엘은 고열·고압 없이 산업폐수의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2일 국내 기업 G.CLO사의 섬유탈취제 제품 ‘CERAVIDA FRESH’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과 이탈리아의 Carbon Footprint Italy(CFI)로부터 각각 탄소발자국 라벨을 동시에 수여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과 유럽연합(EU) 국가 간 제품 탄소발자국 상호인정이 실제로 적용된 첫 사례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친환경 인증 경쟁력 강화를 의미한다. 탄소발자국은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생산, 유통,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수치화한 것으로, 최근 EU는 ‘배터리 규정’, ‘에코디자인 규정’ 등을 통해 제품별 탄소발자국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들은 해외 인증을 위해 별도의 검증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이번 상호인정을 통해 국내 검증만으로도 EU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 되어 비용과 시간이 절감될 전망이다. 생기원은 지난해 11월 CFI와 탄소발자국 상호인정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번 사례는 해당 협정이 실제로 활용된 첫 번째 사례다. 기업은 국내에서 검증받은 탄소발자국 정보를 바탕으로 소정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상대국의 라벨도 사용할 수 있다. 산업부와 생기원
[산업경제뉴스 민경종 기자] 물가와 인건비 상승, 배달앱 수수료 인상 등 외식업 가맹점주들의 매장 운영 부담이 커져감에 따라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각종 상생 정책을 통해 가맹점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 사업자 현황 자료에 의하면 2025년 1분기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43개, 패스트푸드점은 180개 줄어드는 등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 수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가맹점주의 어려움이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프랜차이즈업계는 단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동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로열티 면제, 위기 매장 대상 지원금 직접 지원부터 가맹점주들의 교육 및 복지는 물론 가정을 위한 지원까지 다양하고 현실적인 상생 프로그램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굽네치킨, 바른치킨, 한촌설렁탕, 이디야커피, 명륜진사갈비 등 상생 경영 분주 오븐요리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는 지난 7월 말 지역별·운영 연차별로 고르게 선정된 매장 점주들과 간담회를 열고 운영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본사와 가맹점 간 신뢰 구축 및 상생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기후위기 대응ㆍ환경 현안 해결에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 ‘2025 환경기술개발 우수성과 20선’을 28일 공개했다. 환경부는 환경기술개발 분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우수한 기술의 사업화 촉진을 위해 2018년부터 매년 우수 기술을 선정하여 공개하고 있다. 이번 선정은 전문가 심사와 국민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을 통한 대국민 투표 결과를 반영해 최종 결정됐다. 심사 기준은 환경기술 개발효과(특허, 논문 등),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매출 등), 환경개선 파급효과(정책 활용 등) 세 가지다. 선정된 기술들은 온실가스 감축, 도시 홍수 대응, 실내공기질 개선, 폐자원 재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었다. 분야별 최우수 기술로는 총 네 가지가 선정됐다. 첫 번째는 엠에이티플러스가 개발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저에너지·고효율 방식으로 제거하는 스크러버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수행한 지하도상가 실내공기 오염물질의 과학적 분석과 맞춤형 개선 방안 마련이다. 이를 통해 지하도상가의 실내 공
[산업경제뉴스 민혜정 기자] 식음료업계가 폭염이 극성을 부리는 와중에도 마라톤행사장을 찾아 커피트럭 무료지원에 나서는가 하면 강남역 일대 빗물받이 정화활동과 영케어러 대상 눈높이 우리 역사 멘토링을 전개하는 등 별별 ESG행보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는 식음료 명가이자 우리 사회 한 구성원으로서 기업본연의 영리활동과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적극 나서는 행보여서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컴포즈커피, '2025 정선 하이원’ 마라톤 행사장 찾아 커피트럭 무료 지원 컴포즈커피는 지난 23일 강원도 정선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미즈노 LIGHT-LAP: 2025 정선 하이원’ 마스터즈 대회에서 ‘찾아가는 커피트럭’ 무료 지원 봉사를 펼쳤다. 이 대회는 대한육상연맹, 정선군, 정선군체육회의 후원 아래 대회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웰니스 스포츠 브랜드 베가베리가 주관한 5,000m 마라톤 대회다. 컴포즈커피는 대회의 메인 주관사인 베가베리와 함께 현장을 찾은 선수단과 관계자, 응원객들에게 총 1,000잔(아이스 아메리카노 500잔, 레몬에이드 500잔)의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며 대회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뜨거운 여름날씨 속, 시원한 커피와 에이드 음료는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몇 년간 잠잠하던 바다가 여름의 끝자락에 붉은 경고를 띄우며 잊혀졌던 공포심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해양수산부는 8월 26일, 경남 남해와 전남 여수 앞바다에 적조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몇 년간 잠잠하던 적조의 등장은 안 그래도 고수온에 시달리던 어민들의 형편을 더더욱 악화시킬 전망이다. 최근 어민들을 괴롭혔던 고수온 현상에 밀려 그 심각성이 묻히긴 했지만 적조 역시 고수온 현상 못지않게 어민들에겐 골칫거리였던 일이다. 특히 기후변화와 해양 생태계의 불안정성이 겹치며, 적조는 언제든지 재난으로 돌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으로 남아 있는 만큼 이번 적조 경보에 적절한 대책이 요구된다. ◆ 고수온과 함께 발생할 경우 피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이번 경보는 국립수산과학원이 남해와 여수 앞바다에서 유해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의 밀도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확인하면서 발령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8월 25일 경남 남해 앞바다에 이어 하루 만인 8월 26일 전남 여수 가막만과 전남 남해에 추가로 예비특보를 발표하며 적조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이미 남해안 양식업계 종사자들은 적조의 등장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적조는 단순히 바닷물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서울시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냉매의 도입부터 사용, 충전, 회수, 폐기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공단과 함께 냉매 관리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이번 협약을 통해 협력체계를 공식화하고 강화한다. 특히 기존 수기 방식으로 운영되던 냉매관리기록부를 냉매정보관리시스템(RIMS)과 연계된 QR 전자표지로 전환해, 시 소유시설 72개소에 총 2,765장의 전자표지를 보급했다. 이를 통해 관리자는 냉매 정보를 간편하게 조회하고 입력할 수 있게 됐다. 냉매는 냉장고, 에어컨 등 냉방·냉동기기에 사용되는 물질로,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매우 높아 소량 누출만으로도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소불화탄소(HFCs) 계열 냉매는 이산화탄소보다 수백 배에서 최대 12,000배에 달하는 온난화 효과를 지닌다. 대표 냉매인 R-134a의 경우, 1톤이 누출되면 약 1,43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최근 폭염 심화와 AI 산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