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의 ‘2035 NDC’가 자동차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전기차 중심의 급격한 전환에 산업 붕괴와 고용 불안을 우려한 업계는 공식 성명을 통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감축 목표를 고수하되, 산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전환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는 1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그간 업계가 제기했던 급격한 전환으로 인한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은 채 목표가 설정됐다”며 “정부는 규제 일변도 정책이 아닌 과감한 수요창출 정책으로 산업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확정한 2035 NDC에 따르면, 수송부문은 무공해차 보급 확대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한다. 하지만 업계는 이 과정에서 내연기관차 중심의 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고, 부품업계와 노동자에게 심각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는 수송부문 감축량 목표 자체는 수용하되, 감축수단의 다양화와 비중 조정을 통해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이브리드차, 탄소중립 연료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병행하고, 부족한 감축량은 교통·물류 부문에서 보완하는 방식이 제안됐다.
또한 규제 중심의 정책보다는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국산 무공해차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조금 확대, 충전요금 할인 특례 부활,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버스전용차선 일부 허용 등 실질적인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품업계와 노동자에 대한 전환 지원도 핵심 요구사항이다. 업계는 국내 무공해차 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세액공제 도입과 함께, 중·장기적인 부품산업 생태계 전환 및 노동자 재교육·재배치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국제 기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기후솔루션은 “53% 감축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선택”이라며 “최소 61% 이상 감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산업계와 시민사회의 반발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까지 ‘K-녹색전환 추진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전략에는 기술개발 지원, 전환금융 도입, 부문별 감축 경로 조정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자동차업계는 성명서 말미에서 “글로벌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무공해차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등 11개 단체가 공동으로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