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주택 100만호 공급'에 금융권 긴장 고조

  • 등록 2017.11.28 18: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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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 떨어지면 1400조원 가계부채 어떡하나" 우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주택 100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하자 부동산 업계는 물론 금융권 마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가계부채의 65%가 주택담보대출과 주택관련 보증인데 주택가격이 떨어 질 경우 신용관리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미현 국토교통부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주거복지로드맵'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앞으로 5년간 임대주택 85만호와 공공분양 15만호 등 100만호의 주택과 소형 임대주택 30만실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주택가격 안정을 통해 서민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고 주택때문에 발생하는 결혼과 출산기피 등 사회적 문제해결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와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의 위축을 우려하며 일각에서는 '공급폭탄'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하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28일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카페마다 난리가 났다. 내년과 후년 입주물량이 사상 최고라는데 100만호를 더 공급한다니 '공급폭탄'이다"라며 "여기에 8.4, 10.24조치로 전매강화, 중도금 대출까지 꽁꽁 묶어 놓으니 사실상 내년부터는 아파트 수요가 큰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수도권 외곽ㆍ지방은 주택가격 이미 하락...추가 하락하면 대출상환 불가피    


가계부채는 지난 9월 말 14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말 가계신용규모는 1419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중 가계대출은 1341조원으로 94%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대출의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일반신용대출도 상당부분은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인 것을 감안하면 주택관련 대출이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은행도 "2015년 이후 가계부채의 빠른 증가세는 활발한 주택거래, 아파트 신규분양, 저금리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의 주 요인이 주택관련 대출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규모는 주택가격과 금융기관이 정한 대출가능 비율에 따라 크기가 정해진다.


지난 8.4조치와 10.24조치를 통해 금융기관의 대출가능 비율인 LTV와 DTI는 이미 축소됐고 최근 금리마저 오르고 있어 올들어 대출규모는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비해 상당폭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에 주택가격까지 하락하면 대출한도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데 이 경우 기존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대출자가 늘어 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는 "지금까지 주택대출규제는 서울과 다주택자 등에 집중됐는데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사정이 넉넉치 못한 대출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러한 대출자들에게 금리인상보다 더 큰 부담은 대출한도가 축소돼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부분 대출규모가 수 억원에 달해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상환해야 하는 금액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될 수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상환자체가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3년간 133만 가구가 분양되면서 이뤄진 집단대출의 경우 집값의 70%까지 대출을 받았고 2금융권에서는 90% 육박하는 대출도 있었다.


부동산 업계와 금융권에서는 내년과 후년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는데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잔금대출로 전환이 어려워 입주를 못하거나 심한경우 신용불량자가 속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수요를 줄이고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충격을 줄일 수 있다"며 "부동산은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하는데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를 더 끌어 내리면 부동산업계, 주택 구입자, 대출 은행 모두가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민구 기자 finance@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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