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뉴스 손영남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89차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중전압직류 배전망(MVDC Grid)’ 기술이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표준화위원회 신설 안건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22일 밝혔다.
IEC는 전기·전자 분야 국제표준을 개발·관리하는 세계 최대의 표준화기구로, 산하 위원회를 통해 분야별 기술표준을 제정한다. 이번 위원회 신설은 지난해 한국이 제안한 MVDC 기술이 IEC 차세대 핵심 기술로 선정된 데 이어, 백서작업반과 표준화평가반 의장을 연이어 맡아 주도적으로 성과를 이끈 결과다.
한국은 이번 총회에서 MVDC 백서를 공식 발간하고, 표준화평가 결과보고서를 통해 위원회 신설을 제안했으며, IEC 표준화관리이사회에서 이를 최종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향후 해당 위원회의 의장직과 간사국 수임에서도 한국이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 성과는 산업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뒷받침됐다. LS일렉트릭 권대현 박사는 IEC 표준화관리이사로, 한국전력기술 김태균 사장은 시장전략이사로 활동하며 기술적 전문성과 전략적 기여를 통해 위원회 설립을 견인했다.
MVDC 배전망은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송전할 수 있는 차세대 인프라로, 전력망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2029년까지 약 1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와 시장 선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MVDC 위원회 신설은 우리 산업계 주도로 국제표준을 선점해 미래 전력 인프라 혁신을 주도할 기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첨단산업 전반에서 산업계가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실효성 있는 국제표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