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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PLUS

[정유빅4 현황과 전망] ③ 1년동안 벌어들인 이익, 배당으로 다썼다

수천억 이익 대부분 배당 지급...미래위한 투자는 차입금으로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빅4'는 지난해 수 천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큰 이익이 났는데도 왠 일인지 자기자본이 거의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들기도 했다.


산업경제뉴스가 정유빅4의 2018년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니 정유사들은 지난해에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이나 그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수 천억원의 이익이 났는데도 이렇게 배당금으로 쓰다보니 자기자본이 늘지 않고 심지어 줄어들어 신규투자의 여력마저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이익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소진, 빚내서 배당금 지급하기도...


정유빅4는 2018년에 조 원 단위의 영업이익을 냈고, 영업외 비용과 세금을 낸 후에도 최종적으로 수 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1조7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고, GS칼텍스는 7036억원, S-OIL은 2580억원, 현대오일뱅크는 28일 현재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연간 당기순이익을 알 수 없지만 3분기 까지 59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이러한 당기순익은 회사가 최종적으로 거둔 이익이며, 회사의 자기자본을 증가시켜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킨다. 하지만 정유빅4의 지난해 자기자본은 이러한 이익만큼 증가하지 않았다.


1조7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SK이노베이션의 자기자본은 고작 186억원 늘어났고, GS칼텍스는 자기자본이 1156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S-OIL은 자기자본이 오히려 3734억원 줄어들었고 현대오일뱅크도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5941억원 났는데 자기자본은 2459억원밖에 늘지 않았다. 


회사가 올해 제출한 2018년 감사보고서에는 이들 회사들이 2018년에 지급한 배당금 내역과 자기주식 취득 등 주가를 떠받치거나 주주들을 위해 지출한 비용이 기록돼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222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고, 1조 18억원의 자기주식을 취득했다. 모두 1조8240억원으로 당기순이익 1조710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이다. 사실상 2018년 1년 동안 열심히 경영을 해서 거둔 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주가와 주주들을 위해서 지출했다. 이러다 보니 자기자본은 186억원 증가해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렀다.


GS칼텍스도 당기순이익은 7036억원을 실현했지만 배당금으로 5752억원을 지출하다 보니 자기자본은 1156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S-OIL은 당기순이익 2580억원을 실현했는데 배당금을 6172억원이나 지출하다 보니 자기자본이 오히려 3734억원 줄었다. S-OIL은 지난해 부채가 1조2410억원이나 증가했는데 배당금 지급이 없었다면 부채 증가 규모도 그만큼 줄었을 것이다. 결국 빚을 내서 배당금을 지급한 셈이 되버렸다.


현대오일뱅크도 아직 연간 단위 결산이 발표되지 않아 지켜봐야겠지만, 3분기까지는 다른 정유사와 유사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배당으로 지급한 3512억원의 지출이 없었으면 자기자본이 당기순이익 규모만큼 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사업구조 안정을 위한 투자 자금은 빚으로 조달


정유사들은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의 변화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크게 요동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유가와 정제마진이 오르면 수 조원씩 이익이 나다가도 유가가 떨어지면 수 천억원의 적자를 내는 구조를 적나라하게 노출하고 있다.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은 주요 산유국과 글로벌 메이저 정유사의 정치적, 경제적 전략때문에 수시로 등락하는데 우리 정유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이때문에 정유사들은 유가 변동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사업다각화, 생산효율화, 수입·판매처 다변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경영성과를 발표하는 시즌이나 새해가 시작될 때 마다 정유사들은 유가변동의 영향을 줄이고 사업구조를 안정화 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말과 함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투자규모는 수 조원에 달하기도 한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연초에 배터리, 화학 등 사업다각화를 위해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지난 21일 개최된 주총에서도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배터리) 글로벌 공급시설 구축을 위해 중국, 유럽, 미국 생산기지를 증설했다”고 밝혔다.


S-OIL도 지난 4년 동안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생산효율화와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추가로 5조원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연인원 20만 명을 투입해 고도화율을 40%까지 올리는 작업을 추진했고 이 작업을 포함해 총 8000억원의 효율성 강화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정유사들의 사업안정화 투자는 그에 필요한 재원을 회사가 그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조달해야 금융비용을 줄이며 가장 경제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대로 이익을 거의 대부분 배당으로 지급하거나, 창출한 이익보다 더 많은 돈을 배당금으로 쓰다 보니 정유사들은 지난 1년 동안 커다란 이익을 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부채가 계속 늘어났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1년 동안 부채가 1조8166억원 증가했고, S-OIL도 1조2410억원, 현대오일은 3분기까지 4408억원 부채가 증가했다. GS칼텍스만 지난 1년 동안 부채가 6398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정유사들이 배당을 많이 했던 이유는 2017년에 이익이 많이 나서 그에따라 배당액도 컸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2014년 유가급락으로 대규모 적자를 내는 등 뼈아픈 시기를 보내고, 이후 사업 안정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그동안 강조한 것에 비춰보면 정유사들의 재무정책이 너무 안일했던 것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몇 개월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국제 유가의 변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유사들이 주가와 주주들에게 신경을 쓰느라고 정작 정유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신규투자 여력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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