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은 지난 2015년 12월 정유경 부사장을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마트·식품·호텔 부문은 정용진 부회장이, 또 백화점·면세점·패션 부문 등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맡는 방식을 통해 남매 분리경영 체제의 초석을 다진바 있다.
이어 2016년 4월에는 남매가 각각 보유 중이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서로 맞교환하며 후계구도를 분리해, 각자의 계열사들을 이끄는 남매경영 체제로 본격 돌입했었다.
이로부터 약 6년여가 흐른 2022년 상반기준 정용진 부회장이 동생에게 크게 밀리는 경영성적표를 내밀어 남매경영에서 완패를 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렇다면 올 상반기 이들이 총괄하고 있는 각각의 대표회사 격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국내외 종속기업을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 경영성적은 전년 동기대비 어떠했을까?
상반기 연결매출 증가율, 이마트 20.3%로 신세계 34.2% 대비 13.9%P 뒤져
양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외형의 경우 이마트는 지난 6월말 기준 국내외 종속기업 48개사 중 19개사의 경영성적을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약 14조1508억 원으로, 2021년 상반기 11조7605억 대비 약 2조3904억 원이 늘어 20.3% 증가했다.
반면 총 26개 종속기업을 아우르는 신세계의 연결 매출(순매출액 기준)은 3조64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7153억 대비 약 9284억 원이 늘어 34.2% 신장해 이마트의 매출 증가율 20.3%보다 약 13.9% 포인트 앞서 더 양호한 성적을 올렸다.
양 진영의 매출호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거리두기 상황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소비심리가 호전되며 백화점과 면세점 매출이 살아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양사의 반기보고서에 의거해 상반기 매출과 손익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마트의 경우 자체사업(별도재무제표)의 매출 순증액 942억 원에다 새로 편입된 스타벅스 매출 1조2680억 원, 또 편의점 ‘이마트24’의 순증액 1453억,
신세계건설 1234억, 또 신세계아이앤씨의 2134억, 신세계티비쇼핑 1177억, 에스에스지닷컴 1616억, 에머랄드에스피브이(이베이코리아 출자사) 6383억 원 등 총 2조3904억이 순증하며 외형 성장을 일궈냈다.
반면에 신세계의 경우는 같은 기간 백화점사업 순매출액이 9087억 원에서 1조2088억으로 약 3000억 늘었고, 신세계디에프 등 면세점 매출도 1조408억에서 1조5859억으로 약 5451억, 도소매업도 약 954억이 순증하며 총 9284억 원가량의 외형 성장을 합작해 냈다.
2월 경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등장에 따른 확진자가 급증에도 불구하고 치명률이 약하다는 판단 하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한 점이 보복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올 상반기에 백화점과 면세사업에 어느 정도나 훈풍이 불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영업이익 증가율, ‘이마트 -83% vs 신세계 59.7%..신세계가 큰 폭 앞서
외형증가율에 이어 손익에서도 신세계가 훨씬 더 나은 성적을 올렸다.
이마트가 올 상반기 221억 원의 연결영업이익을 시현, 지난해 상반기 1308억 대비 1087억이 줄어 83.1%의 감소율을 보인 반면, 신세계는 지난해 상반기 2198억 원에서 올 상반기 3510억의 영업이익을 시현, 1312억 원이나 증가해 무려 59.7%나 신장된 것.
이처럼 이마트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배경으로는 판매관리비의 급증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자사 할인매장을 리뉴얼해서 기존 영업면적의 일부를 온라인 배송을 위한 물류기지로 활용(PP센터)하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인건비와 지급수수료 및 임차료가 급증한 점이 손익에 발목을 붙잡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마트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판매관리비 총액은 4조6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9726억 대비 1조965억 원이나 증가해 36.8% 가량 급증했다. 매출증가율 20.3%의 1.8배에 달한다.
이중 급여항목에서 2792억, 지급수수료 2220억, 임차료 1090억, 감가상각비 약 1860억 원등이 순증해 손익을 갈아먹었다.
니아가 이마트는 PP센터를 자사 및 에스에스지닷컴의 온라인 배송 처리 핵심 인프라로 보고 하루 3천건 수준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PP센터를 2025년까지 70개로 늘릴 계획이어서 손익에는 부정적 영향이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도 최근 ‘힘겨운 오프라인’이라는 제하의 분서보고서에서 “ 인건비 상승 및 PP센터 매출 비중 상승에 따른 수수료 증가 등으로 2분기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대비 193억 원 늘었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연결기준 경영성적에서 이마트를 이끄는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를 지배하는 동생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외형과 영업이익 증가율 등 양 부문에서 모두 뒤져, 완패를 기록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유통업계와 재무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외형과 손익 증가율도 신세계가 우위
그렇다면 종속기업의 실적을 배제한 정용진, 정유경 남매의 주력이자 대표 기업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단독경영 실적(별도재무제표)은 누가 더 우위를 점했을까?
먼저 별도기준 이마트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7조4941억과 7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7조4000억과 영업이익 1188억 원과 비교해 외형은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38.9% 역신장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반면에 신세계는 올 상반기 9100억 순매출과 1698억 원의 영업이익을 시현, 전년 동기 매출 7992억 대비 13.9% 늘었고, 영업이익은 1086억에서 올 상반기 1698억 원으로 무려 56.3%나 급증해 대조를 보였다.
이로써 연결실적에 이어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도 정유경 사장의 신세계가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 모두 훨씬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