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유가 ·정제마진 동시하락에 2조원 넘는 손실 발생

  • 등록 2021.02.25 01: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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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4.2조 31%↓, 영업손실 2.6조 적자전환...역대 최악

[산업경제뉴스 문성희 기자]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이 2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악의 실적으로 지난해를 마무리했다.


SK이노베이션이 시장에 공시한 2020년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에 매출 34조1645억원으로 전년보다 30.7% 감소한 실적을 시현했으며, 영업이익은 2조5688억원 손실, 당기순이익도 2조1609억원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회사가 됐다.


정유회사들이 국제유가와 국제정제마진에 워낙 민감해서, 유가 변화에 따라 실적이 널뛰기를 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이전보다 훨씬 큰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2016년 초반 배럴당 20달러 대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는 2016년에 반등하면서 2018년에는 83달러까지 상승했다. 정유회사들은 역대 최고의 이익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 유가는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2020년에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정유사들에게 역대 최악의 대규모 손실을 발생시켰다.




SK이노베이션도 유가가 상승추세를 보인 2016년과 2017년에, 2년 연속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실현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 유가는 60달러 선에서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국제 정제마진이 배럴당 8달러에서 1달러 아래로 급감하면서 SK 이노베이션 영업이익도 1조2693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나버렸다. 


그리고 2020년에는 유가마저 30달러 선으로 떨어지고, 정제마진도 마이너스 수치까지 보이자, 결국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매출의 66%를 차지하는 석유사업 부문에서 2조222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회사전체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게다가 두 번째로 큰 사업부문인 화학사업도 121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석유사업의 부진을 보완해주지 못했고, 새롭게 시작하는 배터리 사업에서도 아직은 매출 1조6102억원, 영업손실 4265억원이 발생하는 등 기타사업부문에서도 4822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회사전체 실적 악화가 더 확대됐다.




하지만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SK이노베이션의 영업실적도 3분기와 4분기에는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1분기에 1조7752억원까지 발생했던 영업손실이 3분기에는 290억원으로 급속히 줄었으며, 4분기에도 2434억원 손실로 마무리됐다. 




이렇게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에 크게 좌우되는 영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정유사들은 오래전부터 사업다각화, 생산 효율화, 원유도입선 다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몇년전 부터 배터리사업 등 신규사업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은 2020년에 매출 1조610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도 6903억원 보다 9199억원이나 증가한 실적을 실현했다.


2020년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으로 판매물량이 증가해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 옌청 및 혜주 공장은 2021년 1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으로 향후 더욱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또한 ▲9.8GWh 규모 헝가리 제 2공장을 2022년 1분기에, 제 3공장을 2024년 1분기에 ▲9.8GWh 규모의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제 1공장을 2022년 1분기에, 11.7GWh 규모 제 2공장을 2023년 1분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까지 85GWh, 2025년까지 125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2025년 목표였던 100GWh에서 25GWh 이상 추가 증설을 결정하며 전기차의 고속 성장에 대응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실적 악화 및 투자 확대로 인해 올해에는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주주중시 경영은 SK이노베이션의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하면서, 경영성과 및 신규사업을 통한 기업가치 등을 감안하여 중장기 주주환원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회사의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실현되고 있다”며,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의 본격적인 실행 원년인 올해, 신규사업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도 친환경(Green) 중심의 전면적이고 근본적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성희 기자 moonsh@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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